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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PD들에게 고(告)함

|contsmark0|새해가 시작됐지만 방송가의 겨울은 깊디깊다.분명 개혁의 봄이 멀지 않건만 희망과 비전 대신 막연한 불안감과 무기력만이 주위를 맴돈다. 기존의 낡은 틀들은 이제 수명을 다해 가건만 새로운 질서의 싹은 눈에 띄지 않는다. imf 한파 속에 헌 칼들이 다시 춤을 출 뿐 창조와 혁신의 깃발은 나부끼지 않는다.겉늙은이들은 여전히 부유(浮遊)하고, 젊은이들은 냉소와 침묵으로 일관한다.대체 요즘 pd동네는 왜 이런가? 기대를 모아온 우리의 젊은 pd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냉정하게 우리의 머리로 생각해 보자.지금 우리동네에 팽배한 위기의식의 실체는 무엇인가? 소위 imf위기 그것이 전부인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부풀려져있다. 지금 직접적으로 존망의 위기에 처한 자들은 과연 누구이며, 막바지 진눈개비 속에 스러지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그것은 부패한 구세력과 언론관료(간부) 그리고 그들이 유지해온 지배구조일 뿐이다. 그들에게 휘둘려온 허약한 선배들의 그리고 우리들의 껍데기가 덩달아 위기를 맞고 있을 뿐이다.스러져가는 것은 지배와 통제의 도구로 철저히 기능해온 맹목적인 시청률지상주의의 허상이요, 전천후로 용비어천가를 불러대는 굴종의 안온함일 뿐이다.아무런 준비, 계획도 없이 ‘경제살리기’프로그램을 양산해내는 천박한 실적주의, 무지몽매한 ‘냄비언론’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을 뿐이다.
|contsmark1|그렇다면 우리가 왜 지금처럼 있어야 하는가? 분수에 넘치는 공멸의식에 사로잡혀야 하는가?우리 앞엔 해야 할 일이 실로 산더미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공보처 폐지등 제도개혁을 최대한으로 유도해내고, 그에 발맞춰 우리 일터 내부를 철저히 바꿔내야 한다. 편성권 공유를 실현하고, 권위주의적 관행들을 척결, 민주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저질러온 죄과들을 고백, 반성하고 우리들 의식 내부에 잔존하는 메카시즘, 수구·반동, 봉건적인 요소들을 씻어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의 요구를 짚어내는 안목과 기획력, 문화의식에 기반해 진실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응을 받는 한국적 프로그램의 전형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contsmark2|침묵하고 있는 젊은 pd들이여.그대들이 겪어온 좌절과 배신을 모르는 바 아니다. 모두가 함께 했던 큰 싸움에서의 처절한 패배, 일상에서 느껴야 했던 환멸들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다. 기대했던 선배들의 모습은 실로 얼마나 실망스러웠던가? 하지만 과거의 기억속에 머무르기에는, 관성에 따라 살기에는 작금의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 않은가? 지금 우리 pd 사회의 군상들을 보라. 제 가슴 제 머리로 살지 못하고 정체성을 잃어버린 선배, 동료들을 보라. 그대가 아니라면 우리 동네는 어디서 누구와 희망을 논하겠는가?젊은 pd들이여.모여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 자신의 처지에서 우리의 머리로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 imf가 가져온 위기도, 정권교체가 가져올 변화도 우리가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그리로 이 시기를 놓치면 또다시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 모처럼 다가온 개혁의 好運을 언제까지 외면만 할 것인가!|contsm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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