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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한적도 없다” 입장에도 잠재적 인수대상자 거론 왜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의 매각 추진에 방송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법시행령이 최근 개정됨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가입가구 상한이 492만명에서 838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공룡사업자가 등장하지 않겠냐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방송업계에선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가입자를 각각 406만명, 334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업계 1위,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와 티브로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인 SBS도 꾸준하게 언급되고 있다. 씨앤앰의 매각 움직임이 일 때마다 ‘SBS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지상파 방송사와 수도권 최대 MSO인 플랫폼사업자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업계에서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이 SO와 PP의 선두 자리를 지키며 몸집을 불려온 것처럼 SBS 입장에선 사업 영역을 넓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SBS 관계자들은 씨앤앰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적도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조원까지 거론되는 인수 대금 부담이 가장 크다.  자본금 900억원 규모의 SBS가 2~3조원에 이르는 씨앤앰을 인수하는 게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인수 대금에 부담을 느끼는 건 씨앤앰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사업자들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연유 때문에 분할 매각이나 컨소시엄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SBS 한 관계자는 “만약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MBK파트너스·맥쿼리 등의 씨앤앰 최대주주가) 분할 매각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투자 대비 수익을 따져봐야 할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방송법의 소유제한 규정 때문에 씨앤앰 지분의 3분의 1까지 보유할 수 있다.

SBS가 직접 인수에 나설 경우 지상파 방송사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 문제도 걸린다.  또 다른 SBS 측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가 보유하는 PP는 6개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을 비롯해 엄격한 규제 문제 때문에 씨앤앰 인수로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BS 내부에선 씨앤앰 인수 흥행을 위한 ‘바람잡기’ 목적으로 SBS가 거론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주가 있는 SBS의 의사결정 구조를 감안하면 씨앤앰 인수와 관련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언론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현재 SBS가 씨앤앰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말은 내부 검토 끝에 나온 결론이 아니겠느냐”며 “사실상 오너가 있는 SBS의 입장에선 윗선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언제든 씨앤앰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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