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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체제’ 인사 무더기 지원…노조 “공정방송 회복 의문”

12일 마감된 MBC 신임 사장 공모에 13명의 지원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사장 공모에는 ‘김재철 체제’ 인사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MBC 내부에서는 MBC의 공정성·신뢰성 회복에 ‘빨간불’이 커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MBC 신임 사장 공모에 김영희 MBC PD, 김종국 MBC 사장,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 안광한 MBC 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상로 iMBC 이사,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 전영배 MBC C&I 사장, 정준 전 제주MBC 사장, 정흥보 전 춘천MBC 사장, 최명길 전 유럽지사장, 최형무 씨(전 MBC 기자 출신), 하동근 전 iMBC 사장, 황희만 전 부사장, (가나다 순) 등 총 13명이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특히 ‘김재철 체제’ 인사들이 대거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먼저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이 눈에 띈다. 김재철 전 사장 시절 홍보국장에서 기획홍보본부장으로 고속 승진한 인물인 이 지사장은 지난 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노사 갈등의 중심에 있었던 김재철 전 사장을 대변했다. 대선 당시에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전 이사장과 만나 언론사 지분 매각을 논의한 비밀 회동을 가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위 왼쪽부터 김영희 PD, 김종국 MBC 현 사장, 안광한 MBC 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진숙 MBC 워싱턴지사장, 아래 왼쪽부터 전영배 MBC C&I 사장, 정흥보 전 춘천MBC 사장,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 황희만 전 MBC 부사장.
또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도 김재철 사장 퇴진 후 부사장으로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안 사장은 MBC본부의 170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주재해 징계를 내렸다. 이밖에 전영배 MBC C&I 사장은 지난 2009년 보도국장 시절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를 강행하자, 기자들이 집단 제작 거부했다. 당시 전 국장은 스스로 물러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최명길 전 지사장은 지난해 김재철 전 사장의 보궐임기 사장을 뽑는 사장 공모에 지원해 3배수 후보자 압축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당시 정흥보 전 춘전 MBC 사장과 황희만 전 부사장도 공모에 지원한 이력이 있다. 김영희 MBC PD도 당시 사장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최종적으로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

MBC의 한 중견 PD는 “(일부 지원자들은) 과연 방송에 대한 사명이 있는지,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더구나 김재철 전 사장의 업무 배임 혐의를 모르쇠 하던 방문진 이사들이 제대로 된 사장을 선임하기보다 오히려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평했다.

박재훈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사장 지원자를 보면 김재철 체제 군위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MBC는 김재철 체제 이후 4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제는 공정방송을 떠나 국민적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촉발한 김재철 체제 군위들이 사장을 지원한 현실이 무척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홍보국장은 “사장 선임 절차에 앞서 ‘청와대 낙점설’이니, ‘메시지를 받았다’느니 하는 내용이 돌고 있는데 사장 선임 구조의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절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원자들이 제출한 경영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후보자 3명을 뽑는다. 이어 21일 프리젠테이션과 이사회 투표를 거쳐 신임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 신임 사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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