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바람 부는 안방극장, ‘1강 2약’ 구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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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태양은 가득히’ SBS ‘쓰리데이즈’ 화제작 출격

‘1강 2약’으로 굳어진 안방극장의 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까. 월화극과 수목극 안방극장에서 독주를 이어왔던 MBC <기황후>,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새로운 도전자를 맞는다.

1위 자리를 줄곧 지킨 MBC <기황후>에 KBS 2TV <태양은 가득히>와 SBS <신의 선물>이 차례로 도전장을 던진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바통을 이어받은 SBS <쓰리데이즈>가 KBS <감격시대>와 MBC <앙큼한 돌싱녀>의 역습에도 불패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KBS 2TV <태양은 가득히> ⓒKBS

‘기황후’ 롱런 이어가나

월화극에서 관전 포인트는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기황후>가 인기 행진을 계속 이어가느냐다. 지난 17일 방송을 시작한 <태양은 가득히>(연출 배경수·김정현, 극본 허성혜)는 태국에서 벌어진 다이아몬드 도난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와 인생 모두를 잃어버린 남자 정세로(윤계상 분)와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은 여자 한영원(한지혜 분)의 치명적인 로맨스를 담는다.

살인범이라는 누명은 쓴 남자 주인공이 출소 후 복수를 준비한다는 줄거리 때문에 KBS <비밀>, <상어> 등과 비교된다. 배경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가 아니라 사랑"이라며 ”<비밀>는 다르다“고 <태양은 가득히>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태양은 가득히>로 KBS가 월화드라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인가도 관심이 쏠렸지만 출발은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17일 KBS는 <태양은 가득히>1회와 2회를 연속으로 내보내는 파격 편성을 감행했지만 시청률은 각각 3.7%, 5.1%(닐슨코리아)에 그쳤다. 덕분에 <기황후> 시청률은 지난주 22.7%에서 지난 17일엔 26.5%로 반등했다.

SBS <따뜻한 말 한마디> 후속으로 내달 3일 첫 방송하는 <신의 선물-14일>(연출 이동훈, 극본 최란)도 월화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미스터리 감성 스릴러를 표방한 <신의 선물-14일>은 지난해 연타석 홈런을 날린 이보영이 강한 어머니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유괴당한 딸을 살리기 위해 2주 전으로 되돌아간 엄마 김수현(이보영 분)과 전직 형사 기동찬(조승우 분)이 의문의 납치범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 게임이 펼쳐진다.

▲ 내달 3일 첫방송을 앞둔 SBS <쓰리데이즈> ⓒSBS

‘판타지’ 버리고 ‘미스터리’ 택한 SBS, 결과는

수목극에선 SBS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사다. SBS는 지난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 등 몰입도 높은 판타지물로 연속 홈런을 치며 수목드라마 왕좌를 지키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 후속작으로 내달 5일 선을 보이는 <쓰리데이즈>(연출 신경수, 극본 김은희)는 최근 SBS가 내놓은 수목극과는 결을 달리한다.

2012년 <추적자>에서 딸을 죽음으로 내몬 대통령에게 맞섰던 손현주가 <쓰리데이즈>에선 암살 위협을 느끼는 대통령 이동휘 역을 맡았다. 박유천은 대통령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도망치는 경호관을 연기한다. <쓰리데이즈>는 <뿌리 깊은 나무>를 공동 연출한 신경수 PD와 <유령>을 쓴 김은희 작가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주목된다. 제작진은 “한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부터 정치인, 군인, 누군가의 부모, 자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상을 펼쳐 보이는 한편,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제자리를 지키는 1%의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꿔나간다는 정의를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MBC <미스코리아> 후속작인 <앙큼한 돌싱녀>(연출 고동선·정대윤, 극본 이하나·최수영)는 백마 탄 돌싱남과 로맨스를 꿈꾸는 돌싱녀가 재벌이 되어 돌아온 전남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로코물이다. 이민정과 주상욱이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는다.

▲ MBC <미스코리아> 후속작인 <앙큼한 돌싱녀>. ⓒMBC
KBS는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참 좋은 시절>을 오는 22일 방송한다. 가난한 시골 소년에서 잘나가는 검사가 된 남자 주인공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의 가치를 따뜻하게 담아낸다. 이서진과 김희선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안방극장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 가장 기대되는 건 명품 드라마의 탄생이다. <기황후>나 <별에서 온 그대> 등 인기드라마는 꾸준히 배출되고 있지만,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드라마를 찾기 어렵다. KBS <왕가네 식구들>는 50%에 육박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막장 논란 역시 끊이지 않았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들을 보면 현실 사회와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고 현실 사회를 투영한다는 드라마 본연의 기능과 동떨어진 작품이 많다”며 “인기 공식에 충실한 드라마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다양한 시청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드라마의 기능을 해내는 작품들도 등장해야 드라마 시장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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