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체제와 같다면 같은 운명 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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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 안광한 새 사장에 해직언론인 복직 등 정상화 촉구

안광한 MBC 신임 사장이 21일 선임된 가운데 노조가 MBC 정상화를 위해 해직언론인 복직 등에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24일 오전 침묵 시위로 안광한 사장 선임을 항의한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이하 MBC본부)는 곧바로 서울 여의도 MBC본사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신임 사장은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김재철 전 사장 시절 부사장 등의 요직을 지내 MBC본부를 비롯해 언론시민단체는 일찌감치 사장 선임에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MBC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MBC는 신뢰도 추락, 시청률 하락, 인재 유출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는 MBC를 경쟁력과 자부심을 회복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밝힌 뒤  MBC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공정성 회복 △해고자 복직 △단체협약 복원 등을 제시했다.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 있을 임원급 인사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재철 전 사장 재임 당시 승진한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김재철의 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당시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현 워싱턴 지사장)의 임원급 인사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이하 MBC본부)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남문 앞에서 안광한 새 MBC 사장에게 MBC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재철 전 사장 시절 정권의 입맛에 맞게 방송과 보도를 통제한 과거가 달콤했던 건지 인사권과 경영권을 남용한 당사자가 다시 MBC에 발을 들여놓았다”며 “안 사장이 김재철 전 사장이 했던 것과 동일하게 한다면 김재철 전 사장과 똑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광한 MBC 신임 사장을 내정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향한 질타도 이어졌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문진은 MBC 사장을 공모하면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사, MBC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수행할 능력 인사 등이었다”며 “이런데도 이사회는 형식적인 절차만 밟아 공정성을 망가뜨린 이를 선임했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도 기자회견문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이 용도 폐기된 사이, 여야 정치권이 특위까지 만들어놓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방문진은 또 한번 시대착오적인 판단을 내리고 거수기의 오명을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언론계와 시민단체는 안광한 MBC 신임 사장이 해직 언론인 복직 등 MBC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MBC본부와 대의 뜻을 펼쳐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김재철 전 사장이 선임됐을 때 KBS본부가 MBC본부와 함께 했는데 그 때 이후로 4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건 없다”며 “안 사장이 해직언론인을 복직시키지 않는다면 (KBS본부는) 함께 일어설 것이다. 안 사장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스스로 자른 후배들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도 “공영방송 KBS, MBC 등이 권력의 주구로 전락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박근혜 정권이 정권의 시녀방송이 좋다고 여겼기 때문에 MBC를 망가뜨린 인사를 사장에 앉힌 것”이라며 “이 위기에서 공정방송의 범국민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정성을 망가뜨린 이들의 목적은 국민이 외면하고, 사회의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는 방송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들의 계획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 언론노동자가 다시 힘내서 공영방송 MBC의 정신을 올곧게 세울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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