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종합판’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또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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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종합판’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또 구제?
심사위원회 구성 심사 기준 놓고 공정성 시비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4.03.0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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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을 안 시켜준다는 폭로 기자회견을 안 할테니까 우리(야당)가 추천하는 심사위원 몫으로 3명만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야당에서 반대하는 심사위원을 뺄테니 (야당)심사위원 몫으로 두명만 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늘 아침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한)협상 내용이다. 이게 현실이다.”

6일 민주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재승인 토론회에 참석한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하소연이었다. 이르면 12일께 시작되는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심사위원 14명 중 12명이 여당이 추천하는 인물로 구성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 3대 2 구도를 따져지더라도 여당의 편향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출범 이후 끊이지 않았던 종편 특혜는 종편 3사(채널A,JTBC,TV조선)의 재승인 심사에서도 계속되고 있다.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먼저 “방통위가 확정해 발표한 종편 재승인 심사 기준을 보면 방통위가 종편을 재승인 해주기 위한 맞춤형 심사기준을 마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재승인 심사 기준을 문제 삼았다.

▲ '종편 특혜 해소와 제대로 된 재승인 심사를 위한 토론회'가 민주정책연구원 주최로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PD저널
최 교수는 “방송의 공적책임·공공성·공익성의 실현 가능성‘과 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 계획의 적절성’에 대한 과락 기준을 50%로 정한 것도 다분히 특혜로 보여지고 심사위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비계량 항목이 심사 항목 9개 중에 7개나 차지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1000점 만점에서 650점 미만일 경우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도록 해 혹시 낮은 점수가 나오더라도 종편을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 종편의 재승인을 지원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편 재승인 심사항목의 계량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에는 대부분의 평가 항목이 비계량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의 평가지표를 계량화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도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는 종편에 대한 공정하고 엄격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미디어학부)는 “후발사업자들이 시장에 연착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어느 정도 필요하만 너무 과도하다”며 “의무재전송 채널이 수신료를 받는 것은 시장 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종편이 받은 특혜는 ‘황금채널 배정’, ‘미디어렙 미적용’, ‘의무전송 채널 지정’ ‘수신료 배분’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이런 특혜를 받고도 종편들은 당초 약속했던 사업 계획의 대부분을 이행하지 않아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데 이어 과징금 3750만원을 받았다.

김성철 교수는 “재승인 심사에서도 종편 사업자들이 이행해야 하는 것들을 못했다면 조건부 없이 탈락시키는 게 맞다”며 “앞으로 종편의 지속가능성이 미흡할 곳이 있다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는 “9개의 심사 항목모두 계량화 할 수 있고 방통위가 심사 결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계량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금융회사 평가처럼 평가 대상인 사업체와 주주에 대한 평가를 나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를 20여일 남겨두고 있는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는 “아버지가 TV조선을 시청하는데 할아버지와 주로 집에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아빠도 종북’이라고 했다는 말을 아내에게 전해 들었다“며 ”가족 파괴범이 된  종편을 맞닥뜨리는 현실”이라고 종편의 폐해를 전했다. 양 위원은 이번 재승인 심사에 대해선 “최소한 한 곳은 정리를 해야 한다”며 “그게 비정상의 정상화이며 저널리즘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종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종합편성을 할만큼의 실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무능한 일부 종편을 그대로 둘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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