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부 기술기준 고시 개정 추진… “디지털 전환 정책에 역행 종편만 이득”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등이 도입을 요구했던 8VSB(8레벨 잔류측파대) 변조방식이 상반기 중으로 케이블방송에 허용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이하 미래부)는 8VSB 전송 방식을 추가한 유선방송국 설비 등에 관한 기술기준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행정예고를 거쳐 개정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에만 허용했던 8VSB가 케이블TV에도 적용되면 858만명에 이르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HD(고화질)급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게 미래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8VSB 허용을 두고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 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종편 특혜라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나왔던 터라 이번  8VSB 허용 추진에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케이블에 8VSB 방식을 허용하더라도 현재의 아날로그 케이블TV의 상품별 채널수와 요금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쾀(QAM) 방식보다 주파수 대역이 넓은 8VSB를 도입하게 되면 SO가 송출 할 수 있는 채널 수가 줄어든다는 프로그램공급사업자(PP)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8VSB 상품으로 전환하는 이용자에게 SO들이 자체 부담으로 디지털 컨버터를 지급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8VSB 상품으로 전환하는 지역의 기존 아날로그TV 방송 이용자들에게 전환 동의도 받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8VSB 허용 추진의 이유로 시청자의 편익을 앞세우고 있지만 8VSB는 양방향 서비스가 불가능해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케이블 TV가입 가구의 57%나 차지하는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미래부는 “아날로그 시청자들이 고화질로 방송을 시청하면서 양방향 서비스로 유인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더군다나 종편 재승인을 앞두고 그동안 종편에게 줬던 특혜를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추가 특혜를 챙겨줬다는 비판도 따라붙는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8VSB로 전환한 가구는 디지털로 넘어가지 않고 유료방송 저가화를 고착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정책에도 역행하고 다른 방송사업자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8VSB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 아니라 종편”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시설 변경허가, 약관 신고 및 요금 승인 등 8VSB 허용에 필요한 작업을 오는 6월까지는 마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