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JTBC ‘유우성 인터뷰’ 중징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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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측 위원들 “공정성·재판이 계속중인 사건 규정 위반” 의견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의자인 유우성씨을 인터뷰한 JTBC가 방송 심의 규정 ‘공정성’ 객관성’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 등의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심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것을 보인다.

방심위가 ‘정치심의’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관련한 JTBC <뉴스 9>에 보도에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제재를 강행한지 석달만이다.

방심위는 19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어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고인 유우성 씨와 변호인을 출연시켜 방송심의 규정 ‘공정성’과 ‘객관성’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조항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JTBC의 시사토크 포로그램 <뉴스 큐브 6>(2월 18일 방송)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민원이 제기된 JTBC <뉴스 큐브 6>에선 유우성 씨와 양승봉 변호사가 나와 혐의 내용과 입북 경위, 출입경기록확인서 위조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북한에 들어가서 어머니 장례식을 4박 5일 동안 하고 여러 명의 친척분들과 같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건 위법”이라면서도 “어머니 장례식에 4박 5일 동안 갔다 온 것 빼고는 북한에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 JTBC <뉴스 큐브 6> 2월 18일자 방송.
JTBC 제작진은 앵커가 공격적인 자세로 인터뷰를 했고, 같은 프로그램에서 반론성 인터뷰를 실었기 때문에 심의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김상우 JTBC 보도국 부국장은 “유우성 씨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앵커가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고 유우성 씨의 발언을 제지함으로써 균형을 이뤘다고 본다”며 “또 방송 하루 전날에는 13분에 걸쳐 JTBC 기자와 정치평론가, 변호사가 나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3월 10일에는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김용남 변호사와 유우성 씨가 받고 있는 혐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민원이 제기된 방송에 대해 여당 추천 위원들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가 방송에 출연시킨 것은 비판의 개념을 넘어선 액션”(권혁부 위원장), “유우성 씨 입장만 대변됐다”(엄광석 위원) 등을 지적하면서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의견을 냈다.

권혁부 위원장은 “해당 방송에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유우성 씨의 화교 신분을 크게 강조하지도 않고 위장 입북한 사실도 은폐하고 있다”며 “유씨의 여동생이 강압에 의해 수사를 허위자백을 했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아무런 반론없이 내보낸 것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현저하게 해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수 위원들은 JTBC의 유우성 씨 인터뷰에 대해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는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줄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된다는 ‘재판이 계속중인 사건’ 조항을 들어 중징계를 주장했다.

엄광석 위원은 “재판 중인 피의자와 변호인을 출연시켜 일방의 주장을 펼치게 한 건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심의 규정 11조 ‘재판이 계속중인 사건’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부 위원장은 “국가가 공소권을 행사해서 기소돼 간첩혐의를 받고 있고 여권법 등을 위반한 범법자를 출연시키는 것은 전대미문”이라고 유씨의 출연 자체를 문제를 삼았다.

권혁부 위원장은 유우성 씨를 인터뷰한 의도까지 따지고 들었다. 그는 “피고인을 방송에 내세운 것은 적어도 (2심에서) 국가보안법 혐의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문서가 위조됐다면 (간첩혐의도) 전부 무죄가 아니냐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유우성 씨의 인터뷰가 방송심의 규정에 위배되지 않았다고 봤다. 장낙인 위원은 “방송 하루 전날과 3월 10일 피고인과 대비되는 반론성 입장을 충분히 내보냈다면 공정성 위반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택곤 위원도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이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당연히 다뤄야 한다”면서 “이미 국정원이 간첩혐의를 주장하며 제시한 증거들이 위조됐다는 게 밝혀진 상황에서 JTBC가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 것은 정상적인 저널리즘이 작동한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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