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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클리핑] ‘간첩 증거위조’ 연루 국정원 과장도 자살 기도

청와대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의심 아들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을 검찰이 수사를 통해 알아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청와대 측 인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청와대에 의해 가로막히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한겨레> 1면 톱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청와대 반발로 비서관 1명도 조사하지 못했다. 검찰에선 청와대의 반발에 떠밀린 지휘부의 반대로 수사팀이 청와대 연루자들에 대한 조사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검찰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지난해 6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과 고용복지수석실, 민정수석실 등 여러 비서관실이 광범위하게 동원돼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의심받고 있는 채아무개 군과 어머니 임아무개 씨의 개인정보 조회를 여러 곳에 부탁한 사실을 한달 전께 확인했다. 지난해 6월은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의 혼외 의심 아들 보도를 하기 3개월 전쯤이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날까지 개인정보 조회를 부탁한 청와대 연루자들을 단 한명도 조사하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2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할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에 찾아가 채군과 임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난 김아무개 경정도 아직 조사하지 못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진도)가 더 이상 못 나가고 있다. (청와대) 앞에만 가면 수사가 막히고 있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 사태에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혼외 아들) 보도 전에는 어떤 확인작업도 하지 않았다”는 이정현 홍보수석의 해명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는 ‘임씨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아들 채아무개군의 계좌를 통해 뒷돈을 받았다’는 첩보가 들어왔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모자의 인적사항 등을 조회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겨레>는 5면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관련 첩보내용은 언론의 채 총장 혼외자 의혹 보도 이후 검찰로 이첩했다. 특별감찰반이 관련 첩보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임아무개씨의 산부인과 진료기록이나 학적부를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여러 비서관실에서 임씨 모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조회를 시도한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입’인 이정현(56) 홍보수석은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보도(9월6일) 전에 미리 관련 조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해 9월16일 “(언론) 보도 전에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미리 알고 각종 자료를 확인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보도 이전에는 어떤 확인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겨레>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미운털’이 박힌 채 전 총장을 청와대 등 정권 차원에서 ‘찍어냈다’는 의혹이 커지자 이를 진화하려고 했던 말”이라며 “이미 청와대의 여러 비서관실이 나서 채 전 총장 관련 뒷조사를 해놓고도,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야 비로소 안 것처럼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2014년 3월 25일 5면.
조선일보, 청와대 개입 논란은 언급 안 해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알린 <조선일보>는 채모군의 어머니 임모씨 측 계좌로 삼성 계열사 자금 2억원 이상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사태의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물타기하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24일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인 이모(56)씨가 임씨에게 두 차례 보낸 2억원이 삼성 계열사 돈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계좌 추적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씨는 2010년 임씨와 채 전 총장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지목된 채모(12)군 계좌로 1억2000만원을 보내줬으며, 채군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인 작년 8월에도 8000만원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삼성 측은 그러나 이씨가 회사 자금 17억원을 횡령했다면서 최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씨는 첫 번째 송금이 이뤄졌던 2010년엔 삼성 계열사 임원이었고, 작년 8월 송금 시점엔 코스닥 기업 F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이씨가 보낸 돈이 삼성 회사 자금으로 확인되면서 이씨뿐 아니라 삼성 측을 상대로도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삼성 측이 몇년 뒤 뒤늦게 이씨를 수사해달라고 진정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채 전 총장과 관련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임씨 주변의 자금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이씨에게서 임씨로 흘러간 돈이 얼마인지, 그중 삼성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간첩 증거위조’ 연루 국정원 과장 자살 기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과정에 개입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국가정보원 소속 권모 과장(51)이 수사에 불만을 품고 자살을 시도했다. 연루된 국정원 직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권 과장이 자살을 시도하면서 간첩사건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대공수사국 김모 단장(2급) 등 ‘윗선’에 대한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향신문> 5면 기사다.

24일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33분쯤 경기 하남시 하남대로의 한 중학교 앞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권 과장은 서울아산병원 응급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권 과장은 의식이 없으며 기계에 의존해 호흡을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위중한 상태로 장기간 입원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국정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대공 수사 분야 베테랑으로 알려진 권 과장은 유우성씨(34) 간첩 사건의 문서 입수 및 위조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권 과장은 중국 선양 주재 총영사관에 부총영사로 파견돼 근무하다 검찰 수사를 위해 지난 15일 귀국했다. 그는 19~20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21일 조사를 받다 수사에 불만을 품고 조사실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가족과 국정원장, 국정원 동료, 검찰, 국민들 앞으로 A4용지 9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서에서 국정원장에게는 “제대로 된 대공 수사를 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국정원 직원들은 항상 고생했고 감사하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과 직속 상관인 이모 팀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조직적 개입을 입증할 물증이 없다면 대공수사국 김 단장 등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중으로 예상됐던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도 다음달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 <경향신문> 2014년 3월 25일 5면.
동아일보, 증거조작 수사가 국정원-검찰 간 싸움?

<동아일보> 35면 사설 ‘국정원-검찰 싸우다 간첩 놓치고 대공(對共)요원 잡을 텐가’를 통해 국정원의 증거조작을 수사하는 것을 국정원과 검찰 간의 ‘싸움’으로 표현하며, 증거가 위조임이 밝혀졌음에도 유우성 씨에 대한 공소유지를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에 따르면 그(권모 과장)는 자살기도 직전에 <동아일보> 기자에게 “인권도 중요하지만 간첩은 잡아야 한다”고 했다. “북한을 들여다보는 망루가 다 무너졌다”고 한탄도 했다. 권 과장은 유 씨의 무죄 판결이 불만스럽고, 검찰 수사로 북-중 접경지대의 휴민트(인적 정보망)가 노출되는 것도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검찰이 수사를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조직을 이간질하고 있다”는 항변도 했다. 사설은 “그가 남긴 유서에는 대공수사요원으로서 자존심이 무너진 데 대한 억울함, 국정원 조직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사설은 “1심 무죄 선고에 이어 증거조작 의혹까지 겹치면서 현재 진행 중인 2심에서 유 씨에게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검찰과 국정원은 남은 기간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검찰은) 국정원 대공라인의 잘못만 따질 것이 아니라 ‘우편배달부’ 노릇을 한 검찰 내부 잘못도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을 추궁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간첩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국정원은 증거조작 의혹으로 사법시스템을 뒤흔들었다. 오죽하면 국기 문란이라는 지적까지 나왔겠는가”라며 “국정원은 뼈를 깎는 반성을 전제로 대공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 검찰도 평생 대공수사에 헌신한 국정원 직원들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강압적인 수사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朴, “北 영변서 사고 땐 체르노빌보다 심각한 핵 재앙”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 영변에는 많은 핵시설이 집중돼 있는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국가도 핵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핵 테러는 한번 발생하면 범세계적 재앙이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3면 기사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핵 테러 대응 4대 제안’을 했다. 먼저 “핵 안보, 핵 군축, 핵 비확산이 시너지를 갖도록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는 ‘핵분열 물질 생산금지조약(FMCT)’의 체결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둘째로 박 대통령은 “동북아 등 원전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핵 안보 지역 협의체 구성을 모색하자”고 했다. 그는 이어 핵 안보 역량에 있어서 국가 간 격차 해소와 함께 원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방호체제 구축도 제안했다.

▲ <조선일보> 2014년 3월 25일 1면.
朴 ‘영변 핵 재앙’ 발언, “신중치 못했다” 지적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신중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31면 사설에서 “영변의 5MWe 원자로는 낡고 30년 이상 된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해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며 “그러나 체르노빌보다 더 큰 핵 재앙을 낳을 것이라는 발언의 근거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사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아마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1월26일자를 그대로 믿었던 것 같다. 제인스는 서울의 한 교수 말을 인용해 영변 핵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고 폭발하면 평양은 물론 시베리아, 일본 북부, 서울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폭스뉴스는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하며 그 가능성이 적다고 보도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가 체르노빌과 같은 방식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적고, 설사 폭발해도 원자로의 규모가 체르노빌보다 작기 때문에 피해 역시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변 원자로는 열출력이 체르노빌의 128분의 1에 불과해 방사성물질이 유출된다 해도 200분의 1 이하이고, 서울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일도 없다고 설명한다.

사설은 “아마 박 대통령은 북핵 위험성을 강조하려다 검증되지 않은 소수 견해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은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발언할 자유가 없다. 더구나 국제회의 석상의 발언”이라며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면 정확한 정보와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은 신뢰를 잃고 통치력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그동안 북핵 문제에 관한 정부 입장은 북한이 먼저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북핵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이렇게 느긋하고 한가로운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북핵 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사설은 “당장 북한에 안전 조치를 위해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제안도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과연 그런 정책적 전환을 준비하고 발언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삼성그룹 계열사 정규직 노동조합 첫 출범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처음으로 정규직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경향신문> 12면 기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24일 지부 운영위원회를 열어 삼성SDI 울산사업장 소속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창립총회를 거쳐 신청한 금속노조 가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창립총회에 참석한 인원은 10여명이며 금속노조에 개인적으로 가입했던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지회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회사 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노조활동 보장과 사무실·상근자 등 노조 인정을 위한 기본협약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유인물 등을 통해 조합원 확대에 나서면서 PDP 사업부문 축소와 통상임금·임금피크제 등 현안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에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가 있으나 비정규직 위주이며 지난해 출범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결성했다. 정규직 노조 결성은 삼성SDI에서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SDI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었으며 회사 측이 미행·감시 등을 통해 저지·탄압하려 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삼성SDI 전 인사차장 최모씨는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자신의 차량에 ‘삼성에서 나를 사주하여 도청, 미행, 각종 불법로비를 자행했다’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회사 측의 탄압으로 노조 설립 준비기간이 장기화됐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지회 결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새로 결성된 노조와 별도로 삼성SDI 노사협의회는 현재 임금교섭을 진행 중이며 회사 측은 1%대 인상을, 노동자 측은 17%대 인상을 요구해 진통을 겪고 있다.

반론도 없이 정부안 홍보만 한 기초연금 토론회 눈총

<한국일보> 12면 기사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연금법안 처리가 무산된 후 국회 통과를 위한 정부와 여당의 여론전이 뜨겁다. 하지만 정작 정부안에 반대하는 측의 참여는 배제한 채 토론 아닌 정부안 홍보에만 치우쳐 ‘토론 없는 토론회’에 그치고 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주최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기초연금 토론회’에서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양준모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발제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소득하위 70%에 20만원) 일괄 지급은 재정 부담이 급증하고, 정부안을 시행하더라도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기초연금 시행 목표인) 2014년 7월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위해 하루 빨리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도 반론은 없었다. 이런 반쪽짜리 토론은 바른사회시민회의를 비롯해 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처장, 김경원 세금바로쓰기운동본부 부대표, 박찬우 선진화시민행동 사무총장 등 토론자 구성 자체가 보수 성향의 단체 일색이었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다.

김현숙 의원 측은 “시민사회의 이야기를 폭넓게 들어보자는 입장에서 토론회를 마련했지만 지난주 급하게 섭외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만이 아니다. 지난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기초연금법 입법을 위한 토론회 역시 반대 의견을 내세운 토론자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달 민주당이 기초연금 관련 TV 토론을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언론을 통해 정부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정책을 추진하려는 주체인 정부나 새누리당이 정부 여당안을 지지하는 단체들만 모아놓고 토론회를 한다는 것은 다른 의견은 듣지 않겠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2014년 3월 25일 23면.
TV 평정한 신(新) 마초들

<동아일보> 23면 기사에 따르면 예능은 오래전부터 ‘남성 판’이었다. 웃음을 주기 위해 망가지는 것을 꺼리지 않는 남성 출연자가 선호 받았다. MBC <무한도전>, KBS <해피선데이-1박2일>,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 방송사의 대표 예능은 모두 남성들만 출연하거나 남성 출연진이 중심이 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남성성이나 형제애, 남성적 시각을 내세운 예능들이 가세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SBS <정글의 법칙>, XTM <더 벙커>처럼 군대나 수렵, 자동차 같은 남성의 관심사를 부각한 프로가 부쩍 늘었다. 남성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공개하거나(MBC <나 혼자 산다>) 남성의 시각이 중심이 된 ‘야한’ 토크(tvN <SNL 코리아>, JTBC <마녀사냥>)가 유행한다. 민정호 XTM 채널팀장은 “예전에는 옷 잘 입는 남자들을 다룬 프로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일반인 격투기 체험처럼 남성적 본능에 충실한 프로들이 인기”라고 전했다.

성공한 여성이 부각되는 사회에서 ‘알고 보면 불쌍한 남자들’을 위로하거나 새로운 남성성을 찾는 형식도 눈에 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제목에서부터 양육하는 아버지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남자 이야기에 여자들이 더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군대예능’인 <진짜 사나이>의 성별 시청 점유율은 45 대 55의 비율로 여성 시청자의 비중이 더 높다. 방송관계자들은 남성용 프로들이 남자들의 공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은영 문화평론가는 “TV에서 남성성을 내세운 프로들의 주요 시청자는 대부분 여성”이라면서 “여자가 몰랐던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가 여성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커지는 사회 불안이 이 같은 프로들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인기를 얻는 남성은 가부장적인 마초가 아니라 신체적 경제적으로 능력 있고 아내와 가족까지 잘 돌보는 ‘신마초’”라면서 “불안한 사회에서 강한 남성성을 원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 모두 마찬가지이며, 이런 경향들이 방송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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