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UHD 방송 ‘빈 수레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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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부족에 ‘재탕’ 불가피… "정부 펀드 조성 드라마 1편도 제작 못해"

유료방송업계를 중심으로 한 UHD(초고화질)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UHD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해 ‘요란한 빈수레’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료업계에서 부여한 ‘세계 최초 UHD 상용화’라는 의미에 비해 시청자가 얻는 편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케이블TV협회는 오는 10일 UHD 상용화를 선포하고, UHD 전문채널인 ‘유맥스’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공동출자한 VOD 서비스업체인 홈초이스가 유맥스의 운영을 맡는다. 대부분의 유선방송사업자는 유맥스를 1번 채널로 송출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업계는 UHD TV를 보유한 가구는 3000원~5000원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풀HD보다 4배 이상 화질이 높은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CJ 헬로비전, 티브로드 등은 UHD TV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도 개발해 놨다.

▲ 삼성전자가 지난 21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간송문화전에 '커브드 UHD TV 영상존'을 마련하고 간송미술관의 주요 작품들을 UHD화질로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문제는 UHD용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UHD을 상용화하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점이다. 케이블TV업계가 유맥스 개국을 위해 확보한 UHD 전용 프로그램은 200시간 분량 정도다.

케이블업계에서는 상용화를 앞두고 그동안 UHD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다. 홈초이스는 CJ E&M 등과 함께 UHD 4부작 드라마 <스무살>을 제작했고, 티브로드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에 17억원 규모의 UHD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업계가 확보한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수입한 다큐, 영화, 애니매이션이 대부분이고 프로그램 편수도 적어 재탕, 삼탕이 불가피하다. 연내에 UHD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와  IPTV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UHD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가전사와 TV홈쇼핑회사 등과 함께 7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 사업을 시작했지만 UHD 기틀을 마련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UHD로 제작한 SBS <별에서 온 그대>는 편당 제작비가 6억원~6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방송을 시작한 KBS 8부작 다큐멘터리 <요리 인류>도 편당 제작비가 3억원 가량 들어갔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드라마 한편도 만들지 못하는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놓고 UHD 콘텐츠를 활성화하겠다는 건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이라며 “케이블 업계에서 200시간도 못채운 콘텐츠로 상용화를 시작하면 결국 이용자는 돈을 더주고 새로울 것 없는 ‘재탕’ 콘텐츠를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상파는 이달부터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UHD로 내보내는 실험방송을 시작했지만 상용화 시기는 가늠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UHD방송 추진협의체’ 등을 운영 중인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의 UHD 도입은 700㎒ 주파수 대역 활용 방안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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