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내고향’ MC 교체 통보에 제작진 집단 반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방적으로 이뤄진 MC 교체 취소하라”

KBS가 <TV쇼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 사태로 내홍을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아 <6시 내고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담당 CP가 MC 교체를 일선 PD들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으로 번진 상황이다.

<6시 내고향> 제작진은 2일 오후 사내 전자게시판(코비스)에 “우리는 머슴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올리고 제작진과의 논의 과정 없이 MC를 교체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저녁 <6시 내고향> 두 명의 MC 중 한 MC에게 다른 프로그램의 MC와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교체하기로 한 타 프로그램 MC는 다음 날(4월 1일) 아침 야외촬영이 예정돼 있는 상태에서 3월 31일 오후 팀 회의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결국 두 명의 아나운서가 다음 날 급히 서로의 일정을 바꾸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MC 교체 여부에 대해 제작진은 모르고 있었으며 지난 1일 담당 부장에게 항의했지만 봄 개편으로 팀원 대부분이 바뀌게 돼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제작진은 “월요일(3월 31일) 있었던 전체회의에서 다음 개편 때 리포터 교체 등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MC 교체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MC에게 교체를 통보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방 교체 논란에 대해 <6시 내고향>의 이상익 교양문화국 CP는 PD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CP는 “안 물어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주 월요일(4월 7일) 프로그램이 개편을 해서 PD들로부터 프로그램 희망원을 받는데 <6시 내고향> 잔류는 희망하는 PD가 없었다”며 “이들 개개인의 의사를 다 묻는 게 맞는 건지, 그리고 팀장하고는 사전에 MC 교체에 대해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CP는 “이번 교체도 갑작스런 교체는 아니고 지난 봄 개편부터 1년 동안 진행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 KBS 1TV <6시 내고향>

“제작 자율성 침해에 ‘진품명품’ 재탕”

그러나 제작진은 MC 선정이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과정인 만큼 제작진의 의사를 묻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일선 제작진의 중요한 책무임에도 왜 이런 중요한 일을 간부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하달하는가”라며 “절차가 불투명할수록 갈등과 오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극명한 사례가 지난해 가을 개편 때 발생한 <TV쇼 진품명품> 사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제작진과의 사전 협의 없이 MC 교체를 통보하며 시작된 <TV쇼 진품명품> 사태는 이후 11월에 열린 TV위원회에서 사측이 MC 재선정을 약속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MC 재선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제작진에 대한 업무분장이 이뤄지며 해당 사태로 인해 TV본부장부터 시작해 교양문화국장, CP, 팀장, PD까지 관계자 전부 교체된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진품명품> 전 MC인 윤인구 아나운서와 전 제작인인 김창범 PD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작진은 “MC 교체와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일선 제작진들의 의견이 배제된다면 과연 누가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이는 KBS를 갈등과 파탄으로 이끄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일방적으로 이뤄진 MC 교체의 취소를 요구한다”며 “또한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 관계자는 “하다못해 프로그램 리포터도 PD와 협의해서 결정함에도 MC라는 중요한 일을 7명의 PD들 아무에게도 통보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사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MC를 내리꽂은 것은 제작 자율성 침해”라며 “<진품명품> MC 논란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