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잇 나잇 토크쇼 경쟁: 진행자 교체와 포맷 변경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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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강석 UTSA 교수

주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가 매일 밤 동시간대에 방송하는 레잇 나잇 토크쇼는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그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시청률에 민감하며 서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최고의 호스트와 흥미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최근에 주요 레잇 나잇 토크쇼들이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 NBC의 투나잇 쇼 호스트인 제이 레노(Jay Leno)는 22년 간의 진행을 끝으로 올해 2월 24일부터 새 진행자인 지미 펄론(Jimmy Fallon)에게 바통을 넘겼다. 33년간 CBS의 간판 레잇 나잇 토크쇼를 진행한 데이비드 레터맨(David Letterman)은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내년부터 코미디 센트럴 케이블 채널의 토크쇼 진행자인 스티브 콜버트(Steven Colbert)에게 다음 진행을 맡겼다.

매일 밤 10시 30분부터 진행되는 레잇 나잇 토크쇼는 미국인들에게 소파나 침대에 앉아 맥주나 와인 한잔과 함께 호스트들의 재담을 들을 수 있는 오락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의 뉴스를 풍자 형태로 재구성하여 전달하고 유명인을 인터뷰한다. 레잇 나잇 토크쇼를 보면서 하루를 정리한다고 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는 일상적인 삶과 가까운 연관을 맺고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는 토크쇼가 10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이러한 프라임 타임대의 토크쇼 방송은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독특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 CBS 새로운 진행자 Steven Colbert
고정 시청자가 많은 만큼 토크쇼들은 주요 뮤지션들의 소개 무대이기도 하며 간접광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일주일을 단위로 할 때 토크쇼 제작에 드는 비용은 평균 약 2.5 밀리언달러(25억원)가 든다. 진행자, 게스트, 밴드, 그 외의 스태프들에게 지불되는 비용을 포함한 액수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얻는 수익은 훨씬 높다. 광고주들은 토크쇼 시간대 일주일 광고에 6만~8만 달러를 지불한다. 또한 제품을 쇼에 진열하는 간접 광고에는 광고주가 한 번에 10만 달러를 지불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간판 레잇 나잇 토크쇼 진행자들인 제이 레노와 데이비드 레터맨이 새로운 진행자로 교체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먼저 교체를 단행한 NBC의 <투나잇 쇼>는 젊고 활기찬 지미 펄론을 앞세워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자 했다. 이 전략은 적중하여 2월 24일 이후의 시청률 승자는 지미 펄론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 30년을 넘게 진행한 CBS의 데이비드 레터맨이 매우 노쇠한 진행자로 보여 지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CBS는 그동안 고려했던 교체 카드를 꺼내기에 이른 것이다. NBC의 투나잇 쇼 뿐만 아니라 ABC의 동시간대 토크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도 활기찬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니 양쪽 지상파 채널로부터 압박이 가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젊은 진행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바일 미디어로 언제든지 쇼를 재시청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 그만큼 젊은 수용자들에게도 시청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데이비드 레터맨은 뒤쳐진 상태이다. 지금은 케이블 채널에서도 동시간대에 보다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 아세니오 홀(Arsenio Hall), 존 스튜어트(Jon Stewart), 스티브 콜버트(Steven Colbert), 첼시 핸들러(Chelsea Handler)들이 주요 케이블 방송 레잇 나잇 토크쇼 호스트들이다.

시청률 조사를 보면 지미 펄론이 <투나잇 쇼>를 시작한 이후 평균 5.2 밀리언 시청자 수를 기록하였고 데이비드 레터맨은 2.7 밀리언, 지미 키멜은 2.65 밀리언을 나타내었다. 그만큼 데이비드 레터맨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과연 스티브 콜버트로의 교체가 CBS의 레잇 나잇 토크쇼를 살릴 수 있는 묘안이 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시청자들에게 있다.

최근에 보다 치열해진 레잇 나잇 토크쇼 전쟁은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첫째, 지상파 방송의 프라임 타임대 프로그램들이 모바일 미디어 시대에 확대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 또한 케이블 방송 토크쇼들과 경쟁에 있으며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미디어 시청 확대로 “TV 에브리웨어(TV Everywhere)”에 익숙한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즉 변화된 방송 환경에 적응중이라는 점이다.

▲ 미국= 강석 UTSA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둘째, 간접 광고(PPL)가 지상파 방송에서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 낙점된 스티브 콜버트도 이미 코미디 센트럴 채널의 토크쇼에서 제품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코너를 진행해 왔으며 NBC의 지미 펄론은 이미 실행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 케이블 채널과 인터넷에서 방송 중인 경쟁 토크쇼들이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볼 때 지상파 방송 또한 오늘날의 시청자 욕구를 충족 시켜줄 소재 개발에도 힘을 기울여야 함을 말해준다.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레잇 나잇 토크쇼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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