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3일 만인 지난 29일 안산의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국무회의 자리에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유가족 유모 씨는 “정말로 사과를 하겠다고 하면 단순히 말이 아니라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나태하고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행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모 씨는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들 중에는 박 대통령이 새로 만들어진 화랑유원지 분향소에 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며 “정말로 사과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우리 가족들에게 직접 그러한 뜻을 표명해줬어야 할 텐데 그런 게 없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 대책회의도 같은 날 오후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에게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대국민사과’이면서도 국민의 앞이 아니라 정부의 중요 정책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국무위원들만 모인 앞에서 사과했다는 것이다.
유 이 같은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대해 “아직까지도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아이들이 너무나 많이 있는데 이 아이들을 빨리 꺼내기 위한 과정이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남아 있는 가족들에 대해서 나오는 이야기들도 너무나 답답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이제는 분명하게 우리의 입장을 밝혀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30일 오전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사과가 아니다”라고 한 유족들의 입장 표명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혀 또 다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의 반응에 대해 “그건 유감스런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이건 폭력이다. 유감이란 말은 유족들이 썼어야 할 말이다”, “오직 대통령만 생각하는 데가 청와대인가”, “적반하장”, “어느 나라 정부가 국민에게 유감이라고 하나. 이건 정부가 아니다”, “유가족들이 그 사과를 받을때까지 백번이라도 머리를 조아려야 하건만 안타깝다라니”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유감”이라며 불만을 드러낸 발언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자 곧바로 해명을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나중에 “청와대가 아닌 개인의견”이라며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