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세월호 피해자 가족에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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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국장, 사망자 발언 물의 규탄 목소리

뉴스 앵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 대한 KBS 내부 구성원의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가 세월호 침몰 사건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국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지난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재난 사태에 임하는 주관 방송사 보도국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김시곤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KBS본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김 보도국장은 검은 옷을 입고 세월호 사태 관련 뉴스를 진행한 앵커에게 뉴스 진행자는 검은 옷을 입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KBS 안팎에서는 김 보도국장의 발언을 두고 국민적인 추모분위기가 있는 와중에 부적절한 지시를 내렸다며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 지난 2013년 10월 8일 발행된 언론노조 KBS본부 노보 표지. ⓒ언론노조 KBS본부
이처럼 문제가 불거지자 김 국장은 사내 전산망에 글을 올리고 “검은 옷 착용은 아직 살아있을 수 있는 실종자를 사망한 것으로 결론짓는 것 아니냐는 몇몇 시청자의 문제 제기로 검은 옷 착용을 금지시켰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KBS본부가 지난 4월 1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청자 의견이 들어오는 KBS 시청자상담실과 보도국 사회부에 접수된 시청자 의견을 확인한 결과 검은 옷 착용에 대한 불만 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화사한 옷보다는 어두운 옷을 착용해달라는 제안과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는 의견, 아나운서뿐 아니라 기자들도 검은 옷을 입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KBS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사태 <뉴스특보>가 한창이던 지난 달 말 김 보도국장은 여러 명의 후배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KBS 내부에서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는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전체가 상갓집처럼 비통한 맘을 추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보도국장이 국민 정서는 물론 현실과도 동떨어진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보도국장은 이전부터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내부의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KBS기자협회에 따르면 김 보도국장은 지난해 1월 29일 부장단이 참석하는 보도국 오전 편집회의에서도 ‘용산참사’라는 용어 대신 ‘용산사건’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해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내부에서는 ‘용산참사’라는 표현이 경찰의 강제 해산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김 보도국장이 바꿔 부를 것을 주장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대선 공약이던 기초연금 후퇴와 관련해 김 보도국장은 ‘공약 파기’가 ‘공약 수정’이라고 써야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다시금 불거진 김 보도국장의 발언 논란에 대해 KBS본부는 “황당한 상황 인식과 이런 발언을 서슴지 않고 뱉어내는 무모함이 현재 공영방송 KBS의 재난방송과 뉴스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국장의 현주소”라고 비판하며 “KBS의 공정성을 훼손시킨 김시곤 보도국장.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으로 KBS를 멍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즉각 국장직에서 물러나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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