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길환영 사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 인근에서 사진촬영을 한데 이어 보도용 ENG 카메라를 동원해 방문 당시의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 이하 KBS노조)은 28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 사장이 세월호 사고 현장을 격려차 방문한 자리에서 주변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는 사측의 해명은 거짓”이라며 현장에서 찍은 ENG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KBS노조가 공개한 영상은 KBS 촬영기자가 ENG 카메라로 당시 길환영 사장을 찍은 것으로 현장 취재진과 기술진 등 직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 길 사장은 시종일관 웃으며 밝은 표정을이었고 그의 뒤로는 침몰한 세월호와 크레인 등도 눈에 띈다. 또한 동영상에서 길 사장은 지속적으로 카메라를 의식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
KBS노조는 당시 현장에서 길 사장을 휴대전화 사진기로 찍었던 한 KBS 간부급 직원이 당시 사진을 삭제한 사실 역시 시인했다고 말했다.KBS노조는 “사고 현장에서 불과 200m 남짓 떨어져 있는 배 위에서 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마치 유람선 관광하듯 사고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동영상 등을 통해 확인됐다”며 “재난방송을 주관하는 공영방송의 수장이 대규모 참사 현장을 방문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등 최소한의 철학도 갖추지 못한 상식 이하의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노조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길환영 사장의 후안무치한 거짓말 해명 발표는 자신은 전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할 뜻이 없음을 공식 천명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길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KBS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길 사장이 세월호 침몰 지점 200m 부근에 위치한 페리호에서 사진촬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길 사장의 사진 촬영은 격려차 방문한 자리에서 주변의 권유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영상에 대해서도 KBS는 “통상적으로 사장의 현장 격려 방문이 있을 경우, 보도 영상국에서는 뉴스 보도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촬영을 진행하기도 한다. 해당 화면도 현장에 있던 촬영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KBS 사장 페리호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영상 아카이브에 정식으로 올라 있는 영상”이라며 “이는 당시 촬영이 단순한 홍보물이 아닌 보도를 전제로 진행된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