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KBS <뉴스9>의 단독 보도로 문창극 후보자의 문제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명 철회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SBS 내부에선 보도국 수뇌부에 보도가 미뤄진 사유와 ‘낙종’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BS 관계자들에 따르면 SBS 정치부는 문창극 후보자가 국무총리 지명을 받은 지난 10일 문 후보자의 교회 특강 영상을 확보하고 보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담당부장과 국장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다.
11일에도 취재기자가 <8뉴스> 시작 한시간 전쯤 논란이 된 문 후보자의 발언을 취합해 기사 초안을 작성했지만 최종 뉴스 큐시트에선 빠졌다.
결국 SBS는 이날 KBS가 단독으로 문 후보자 문제를 전한 뒤에야 <나이트라인>에서 ‘문창극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 파문’을 보도했다.
특종을 놓친 SBS 보도국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SBS 한 기자는 “KBS보도 하루 전에 동영상을 입수하고 내용까지 모두 파악했는데 결국 낙종한 셈이 됐다”며 “보도국 수뇌부들이 왜 보도를 막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SBS가 문 후보자 검증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SBS <8뉴스>는 지난 10일 국무총리 발탁 배경과 전망 기사에서 문 후보자에 대해 “보수 성향이긴 하지만 언론인 시절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도 비판했던 만큼 직언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도 발탁배경으로 꼽힌다”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SBS 보도국장은 기사 보완이 필요해 보도 시점이 늦춰진 것이지 보도 누락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회용 SBS 보도국장은 “(취재 기자가 취재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보완해야 할 부분과 관련해 주문한 게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설명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KBS보다 먼저 동영상을 확보하고도 특종을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SBS와 KBS 중에) 누구 먼저 (동영상을) 확보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SBS 본부는 문창극 교회 강연 발언 보도 누락 논란과 관련해 사측에 편성위원회 개최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