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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기수별 성명 줄이어 … 기자협회 총회 소집

SBS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해놓고도 보도를 누락한 것을 두고 내부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보도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SBS 내부게시판에는 보도가 누락된 경위와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수별 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

SBS는 문창극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지명된 10일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이라는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했지만 이틀 동안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결국 KBS가 11일 교회 특강 발언을 단독보도한 이후 SBS <나이트라인>에서 뒤늦게 보도했다. SBS 안팎에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이 13일 오전 열린 편집회의에서 해명을 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회용 보도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발언이 나왔는지 확인이 필요했다고 해명한 뒤 결과적으로 타사의 보도를 따라가게 된 건 판단 잘못이었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 SBS <8뉴스> 6월 10일자 보도 화면 캡쳐.

하지만 내부의 여론은 이 정도로 넘어갈 분위기는 아니다. SBS 기자들은 12일부터 기수별 성명을 발표하면서 재발 방지와 책임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내부게시판에는 2001년 입사한 9기부터 막내 기수인 18기까지 보도누락의 책임을 묻는 성명이 올라와 있다.

SBS기자협회는 ‘문창극 보도 누락’ 문제로 오는 16일 총회를 열고 정확한 경위 파악과 함께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정인 SBS기자협회장은 “SBS 세월호 참사보도 토론회를 열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결의를 한 직후에 ‘문창극 보도 누락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 기자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정인 기자협회장은 “총회에서는 기사가 누락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고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책까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SBS본부(SBS본부)도 13일 성명을 내어 “총리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중요한 기사가 SBS에서 이유도 모른 채 이틀 동안이나 묻혔다”며 “누가 어떤 경로로 건전한 취재와 정당한 논의 과정을 틀어막았는지 사측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SBS본부는 이어 “진보와 보수 중도 언론을 막론하고 일제히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적합도를 검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SBS만 유독 문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도왔다”며 “기사가 방송되지 못한 것이 외압인지, 자기 검열인지 이유를 반드시 밝혀 낼 것이며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사측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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