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 미방위, 친박(親朴)위원장에 비전문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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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논의 ‘험로’ 예고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24일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의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방송·언론 정책을 담당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도 위원 배정을 마치고 본격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후반기 미방위에 배치된 위원들의 면면을 살필 때 험로는 예정된 듯 보인다.

KBS 수신료 인상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전반기 내내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하고 넘긴 쟁점들은 쌓여있는 데 반해, 관련 논의를 진행해야 할 미방위원들, 특히 여당의 경우 전문성은 물론 방송 관련 현안에 대한 관심조차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 전반기부터 계속된 쟁점 현안 합의 가능할까=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후반기 미방위원장에 3선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을 선출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5월 27일 당내 경선을 통해 자당 몫으로 배정된 미방위원장에 홍 의원을 내정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이 미방위원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정해진 직후부터 야당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강성 인사로 꼽히는 홍 의원의 미방위원장 선출 배경엔 방송 정책과 관련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홍 의원은 친박(親朴)계 주요 의원이다. 현재 후반기 미방위에 주어진 방송·언론 관련 당면 과제는 다름 아닌 ‘공정성’ 논의다. 청와대의 KBS 보도통제 논란 등으로 더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등의 개정과 KBS 수신료 인상 등은 모두 ‘공정성’을 핵심에 두고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친박(親朴) 정체성을 앞세우면서 당권까지 노리고 있는 홍 의원이 청와대 등 여권의 방송·언론에 대한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일련의 논의들에 얼마나 적극적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당장 새누리당이 후반기 미방위원장에 홍문종 의원을 선출한 직후 전반기 국회 미방위원으로 활동했던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논평을 내고 “홍 의원은 그간 여야 갈등과 정쟁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의문과 우려들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투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한 18개 상임·특별상설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 홍 의원은 총 투표수 236표 가운데 176표를 득표, 74.58%의 최저 득표율로 미방위원장에 선출됐다.

새누리당은 후반기 미방위 간사에 전반기에도 간사를 맡았던 조해진 의원(재선)을 다시 내정했다. 조 의원은 대체적으로 합리적인 온건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긴 하지만, 쟁점이 부딪치는 상황에선 당의 의견을 충실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한계가 있다.

실례로 조 의원은 지난 2월 임시국회 당시 자신이 소위원장을 맡았던 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그리고 보도전문채널 등에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야당과 잠정 합의했지만 종편 사업자인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의 반대가 이어지자 합의를 파기했다. 그리고 지난 4월 국회에서 해당 내용이 빠진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새누리당은 위원장인 홍문종 의원과 간사인 조해진 의원 외 강길부(3선) 김재경(3선) 서상기(3선) 이군현(3선) 권은희(초선) 류지영(초선) 민병주(초선) 신의진(초선) 심학봉(초선) 이재영(초선) 의원 등을 미방위에 배치했다.

그러나 방송·언론과 관련한 이들의 전문성에 대해선 벌써부터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후반기 미방위에 배치된 새누리당 의원 중 전반기 국회에서 미방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는 4인으로, 위원장에 내정된 홍문종 의원과 조해진, 권은희, 민병주 의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도 방송·언론 전문가로 보기엔 무리라는 평가다. 실제로 권은희 의원과 민병주 의원 등은 각각 통신과 원자력(과학) 관련 이력을 바탕으로 미방위에서 다루는 업무 중 해당 분야에 대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인물이다.

언론인 출신도 전무하다. 전반기 국회 미방위에서 <경인일보> 기자 출신의 남경필 의원과 <서울신문> 정치부장 출신의 박대출 의원, <중앙일보> 논설위원 출신의 이상일 의원 등이 활동했던 것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후반기 미방위원장에 내정된 홍문종 의원이 <시민일보> 회장을 지내긴 했지만 입법 등 그간의 상임위 활동을 볼 때 언론 전문가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野, 전반기 미방위원 5인 후반기에도 계속= 새정치민주연합도 미방위원 배정을 마쳤다. 간사는 17대 국회 당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현 미방위) 간사를 지낸 우상호 의원(재선)이 맡기로 했고, 전병헌(3선) 문병호(재선) 유승희(재선) 장병완(재선) 송호창(초선) 정호준(초선) 최민희(초선) 최원식(초선) 홍의락(초선) 의원 등이 미방위에 배치됐다.

미방위원으로 확정된 10인 위원 중 5인(전병헌 유승희 장병완 최민희 최원식 의원)이 전반기 국회 미방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로 의정의 연속성을 담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병헌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계속해서 방송·언론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해 왔고, 유승희 의원은 전반기 국회 미방위 간사를 맡았다. 구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의 최민희 의원은 언론 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전반기 국회 미방위에서도 다양한 활약을 보였다.

특히 유승희 의원의 경우 전반기 미방위 간사를 지낸 만큼,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여당 측 간사를 맡게 된 조해진 의원과 함께 전반기로부터 이어진 미방위 쟁점 현안들의 논의 과정과 내용을 정리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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