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과 채널A 등 일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향한 과도한 집착이 계속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식습관, 용인술 등을 다룬 가십성 기사를 양산하면서 유 전회장만 검거되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3일 낸 모니터 보고서에서 “정부가 호들갑을 떨며 유 씨 검거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두달 넘게 매일 보도할 정도의 관련 뉴스거리는 없다”며 “ 유 씨 소식을 매울 다루려다 보니 두 종편 채널에선 유씨의 여성편력, 식습관, 언행 등 어처구니없는 가십거리까지 저녁종합뉴스에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종편이 최근 2주 동안 유 전 회장을 다룬 뉴스 제목을 보면 ‘유대균 도피 돕는 신엄마의 딸…이혼소송도 팽개쳐’,‘곳곳에서 드러난 유병언 작은 키 콤플렉스’,‘유병언의 유도사랑 강연회…힘자랑·인맥자랑’(TV조선 <뉴스쇼 판>), ‘전 경호원이 본 유병언의 용인술’,‘최측근이 본 유병언은’‘도 넘은 유기농 집착’ (채널A<종합뉴스>) 등 가십성 내용이 포함됐다.
시사 프로그램에선 검찰의 수사와 무관한 질문한 질문으로 채워졌다. TV조선 시사도크 프로그램인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선 유 씨의 측근과 그의 부인에게 “유 씨가 어떤 음식을 즐겼나”,“내연관계에 있는 신도가 있었는가‘ 등 유 씨의 식습관과 여자관계를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선 6·4지방선거 이후엔 과거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모습도 두드러진다.민언련은 “지방선거 이후 유병언 잡기는 ‘신상 털기’가 아니라 ‘국가개조’라는 거대 담론을 운위하면서 과거 정부에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다”며 “<돌아온 저격수다>는 유 씨 체포 작전이 곧 ‘국가개조’라며 박 대통령을 치하하는 한편, 과거 야당 정부 때 유씨가 성장했다는 주장을 섞어 과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돌아온 저격수다>에 출연한 패널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세모가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살아났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유 씨와 연관된 정치 커넥션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민언련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비껴갈 대어급 아이템이 새롭게 등장하지 않는 한 종편의 ‘유병언 캐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는 정권에 코드를 맞추면서 시청률까지 높이려는 꼼수이지만 종편의 이런한 행태는 명백한 전파낭미이고 언론의 폭력행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