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부진’ MBC, 임원 보수 8.5%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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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野측 이사들 강하게 반발 결국 표결로 확정

MBC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 이하 방문진)가 MBC 임원 보수를 8.5%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MBC 내부에선 광고 부진으로 경영 상황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임원 임금 인상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문진은 지난 3일 오후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임원(등기 이사) 보수를 8.5% 인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임원 이사는 안광한 MBC 사장과 권재홍 부사장을 비롯해,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이진숙 보도본부장, 장근수 드라마본부장 등 총 6명이다. MBC 관리지침에 따라 MBC는 임원 급여와 관련된 사항을 방문진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 서울 여의도에 위한 MBC 본사 사옥.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원 보수 인상안을 두고 여야 이사들 간 입장이 팽팽하게 갈렸다. 여권 측 이사들은 임원 보수 동결과 성과급이 적었다는 이유를 들어 인상안에 찬성했고, 야권 측 이사들은 금년 경영실적을 반영해 내년 초 인상안을 다시 논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여야 이사들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권 이사들이 표결을 주장하자 야권 이사들이 반발하며 퇴장했다. 여권 이사들이 표결을 진행해 5대 1로 인상안을 의결했다.

여권 측 한 이사는 4일 “지난 5월 안건이 처음 상정됐을 때 세월호 참사로 시기가 적절치 않아 보류했던 안건을 이번 이사회에서 의결한 것”이라고 밝힌 뒤 “MBC 임원진의 임금은 타사에 비해 임금 격차가 있었다. 또 직원 임금은 매해 인상하고 보너스도 200~300%를 지급한 반면 임원진 임금은 6~7년간 3.5%만 올리고, 보너스는 125% 지급하는 등 보수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 측 이사는 “올해 MBC 경영적자가 450억원이 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임원 보수 인상은 적절하지 않다며 야권 측 이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밝힌 뒤 이어 “임원진이 취임한 지 서너 달 정도만 됐기 때문에 올 하반기 경영 성과를 보고 내년 초 주주총회 때 임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이하 MBC본부)는 임원 임금 인상안에 대해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동수 MBC본부 홍보국장은 “MBC 임원 임금 수준이 타사에 비해 낮다는 데 동의하지만 임원으로서 MBC에서 최고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회사는 비상 경영을 해야 한다며 신입사원 대상으로 연봉제 적용을 졸속 추진하면서 임원들은 MBC 상황이 어찌되든 자기 잇속을 챙기겠다는 행위를 보면 임원으로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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