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월호 국정조사 불출석 통보
상태바
MBC, 세월호 국정조사 불출석 통보
“언론자유 침해 소지”…野 “오보에 대한 책임 회피” 반발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4.07.06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가 오는 7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정조사특위) 기관보고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6일 밝혔다.

MBC는 이날 밤 8시 30분경 보도자료를 내고 “국정조사특위가 MBC 보도 책임자들의 기관보고 출석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불출석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MBC는 “이념·정파적 갈등이 국가재난인 세월호 보도를 MBC 길들이기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한 뒤 “국정조사에서 재난보도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공방에 휘말릴 경우 언론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고, 언론 자유가 심대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국가재난주관방송인 KBS와 공영방송인 MBC가 사고 직후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낸 경위와 재난보도의 문제점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5월 29일 KBS, MBC를 조사 대상 기관으로 채택했으며 오는 7일 방송사 책임자로부터 기관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MBC는 불출석 이유를 밝히는 동시에 야당 측이 MBC에 요구한 자료 제출에 대해선 ‘MBC 털어내기’ 조사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야당 측 국조특위 위원은 △안광한 사장, 이진숙 보도본부장, 김장겸 보도국장, 박상후 전국부장 등의 유·무선 통화기록과 법인카드 사용내역 및 차량내역 △5월 1일 이후 <뉴스데스크>  큐시트 △세월호 관련 취재기자의 보고 내용 △4월 16~30일 세월호 관련 <뉴스데스크> 리포트 초고와 수정고 등 원고 등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MBC에 요구했다.

MBC는 “위원회가 방송사 내에서도 독립성이 보장되는 보도국의 취재와 보도 과정 일체를 요구한 것은 언론사의 보도부문을 자신들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의심받을만하다”며 “이는 정치권의 사후검열에 해당할 수 있고 위헌소지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 보도와 관련이 없는 사장과 보도 간부들의 차량운행 기록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통화 내역 등에 대한 투망식 자료요구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련성 여부와 상관없이 문화방송의 먼지 하나까지 털어 보자’는 식의 자료요구는 일부 정치권의 숨은 속내가 무엇인지 의심스런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큐시트와 리포트 초고 등 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전 세계적으로도 언론사의 취재과정이나 편집회의의 논의과정에 관해 언론사 책임자들이 국회에 출석해 보고한 사례는 없다”며 “만약 사안이 있을 때 마다 언론사 편집 담당자들이 출석하여 보고하게 된다면 이는 자칫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MBC는 “재난 보도는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아니며, 재난보도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책을 만드는 노력은 언론계와 학계, 시민사회 단체의 토론 그리고 체계적인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재난방송 취재 준칙을 가다듬고 준수해 재난을 예방하고 구조 활동을 돕는데 방송사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BC가 국정조사 불출석 입장을 밝히자 야당 측 국조특위위원 9인은 즉각 공동 성명을 내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 측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MBC 기관보고’를 하루 남긴 6일 오후 기관보고 증인으로 채택된 안광한 사장 이하 전원의 불출석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사상 초유의 세월호 참사 오보의 책임을 언론자유 뒤에 숨어서 모면하려는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 측 위원들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법에 따라 결정한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MBC의 행태는 왜곡보도와 오보에 대한 책임 회피이며, 오만하고 초법적이고 무책임한 국정조사 거부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MBC가 국정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