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에서 수신료 타령한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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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에서 수신료 타령한 KBS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기관보고]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4.07.0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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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경영진이 지난 7일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정조사특위)에서 질타를 받았다. KBS가 “전원구조” 오보의 진원지로 기능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과 철학의 부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었다. KBS와 함께 기관보고 증인으로 채택된 MBC는 지난 4일까지만 해도 국정조사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 앞으로 보고 자료와 사장 인사말 등을 보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히고선 지난 6일 오후 돌연 출석 거부를 통보해 논란을 빚었다.

■반성에 자화자찬 얹은 KBS= 국정조사특위에 보고를 위해 출석한 KBS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오보가 있었다면서 해법으로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았다.

류현순 KBS 방송담당 부사장(KBS 사장 직무대행)은 인사말에서 “세월호 참사 후 12일 동안 170시간 이상 특별보도를 실시했고, 세월호 안전점검 보고서와 구조변경 관련 한국선급 승인조건, 해운조합 증거인멸 등과 관련한 최초 보도를 했다”고 강조한 뒤 “이런 노력에도 일부 오보와 불미스런 사태 등이 있어 반성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상처 입었을 유족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신료 조정안에서 약속했던 공적책무 확대사업계획의 재난재해방송 시스템 강화도 수신료 현실화로 예산이 확보 되는대로 충실히 이행 하겠다”고 강조하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말했다. 또 “KBS가 국가재난주관방송사임에도 실질적으로 주관 방송사로서의 역할을 할 법적 뒷받침이 미흡하다”며 “법적 조건을 보완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또 이날 국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보고 자료에선 KBS가 2010년부터 TNmS가 한국광고주협회 의뢰로 진행한 조사에서 4년 연속 신뢰도·영향력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국제상 수상 현황과 한류 확산을 목적의 프로그램 관련 내용도 적어냈다.

이에 대해 이세강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오보 등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제출한 자료에 신뢰도·영향력 1위, 한류 확산 등의 내용을 써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작금의 상황에 대한 KBS의 안이한 인식을 지적했다. 같은 당의 경대수 의원도 “수신료 인상이 안 돼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은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류현순 부사장은 “사려 깊지 않은 보고였다”고 사과했다.

■“전원구조” 오보 시작은?= 이날 국정조사에선 KBS가 “학생 전원구조” 오보의 진원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S가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14분경 “해경 관계자는 침몰속도가 빠르지 않아 1~2시간 안에 모든 인명구조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KBS는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대책본부는 구조가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사망 위험성은 비교적 낮은 편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오전 10시 47분부터 “해군 ‘탑승객 전원 선박 이탈…구명장비 투척 구조 중’”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는데, 이 자막은 타 방송사에서 ‘전원구조’ 오보가 시작되기 전까지 5회나 방송됐다.

최 의원은 “국민들과 단원고 학부모들이 구조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KBS의 근거 없는 낙관적 보도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자막이 ‘학생 전원구조’로 와전되면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며 “일부 오보, 일부 오보하지만 KBS는 결정적 오보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도 KBS의 오보 문제를 짚었다. 윤 의원은 “다른 방송사에서는 (전원구조) 정정 보도를 한 이후인 오전 11시 26분경 KBS는 ‘전원구조’ 방송을 했다”며 “확인절차가 부족했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세강 KBS 보도본부장은 “당시 전원구조 보도는 국방부 출입기자가 복수의 군 관계자로 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것을 해당 데스크에 전달한 것으로 작전에 투입된 군 관계자의 발언을 지나치게 믿고 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사고현장은 취재기자들이 접근하기 굉장히 먼 거리였고, 직접 취재할 다른 채널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현장 정보에 대한 부족함이 굉장히 심했다”며 “속보를 통해 구조 상황에 대한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다소 의욕 넘치거나, 크로스 체크(교차 확인)에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이 본부장은 말했다.

방송사들이 속보 경쟁을 하며 쏟아낸 오보가 구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해양경찰청이 제출한 해경의 상시정보문자 시스템 교신 내용을 확인한 결과, 청와대와 해양경찰청, 중앙구조본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인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방송사의 속도와 보도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도 언론 속보를 확인하느라 무려 11시간 동안 해경과 현장 지휘소를 닦달하며 구조 활동에 혼선을 빚었다. 청와대는 4월 18일 오전 11시 10분부터 오후 10시 14분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서 모 방송사의 구조대 선내진입이라는 기사에 대해 해경 측이 사실무근임을 확인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선지 수차례에 걸쳐서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하루 종일 확인을 요청한 보도도 오보라고 확인됐다.

■MBC 불출석, 추궁 못한 국회= 이날 국정조사에선 기관보고 증인으로 채택된 안광한 사장 등 MBC 관계자들이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출석 의사를 드러냈다가 돌연 “언론자유 침해”를 주장하며 불출석을 통보해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동행명령장 발부를 주장했고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논박을 벌이는 바람에 두 시간 가량 회의가 파행했다.

하지만 국회 증언·감정법 제5조 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증인출석 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동행명령장 발부는 불가하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야당의 요구는 관철되지 못했다. 국회의 잘못으로 국정조사가 파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민홍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양당 간사와 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세월호 관련 보도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의 의지가 있는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측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MBC가 개인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 여야 간사가 어떻게 책임지나”라며 반발했다.

반면 야당 측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유가 무엇이든 간사로서 MBC 관계자들의 출석을 위해 제 시간에 증인 채택서를 보내지 못한 협상을 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날 국정조사 방청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오가는 책임론 공방 끝에 여야는 세월호 청문회 첫 날인 내달 4일 이날 불참한 MBC 관계자들을 재소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국정조사를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의 생각은 다르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8일 서울 마포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오는 금요일(11일) 기관보고 종합 질의 때 MBC가 자발적으로 출석해서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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