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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건주의인가
방송3사의 긴급개편안에 부쳐

|contsmark0|방송3사가 최근 경쟁이라도 하듯 긴급 편성안을 발표했다. imf체제를 맞아 시청자와 고통분담에 참여한다는 것이 대개의 취지다.그 고통분담이라는 것이 일부 사치성 쇼·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 몇편을 줄이고, 시청자 달래기 프로그램을 무더기로 신설하는 것으로 가능한 지는 일단 논외로 치자.우리가 분노하는 것은 이러한 편성방침이 일선 제작pd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무거운 제작부담을 떠넘기는 폭거라는 점과 시청자와의 약속을 일방으로 파기함에 따라 시청자 주권과도 정면배치된다는 이유 때문이다.방송의 주인은 정치적으로는 시민적 성격을 띠고 있거니와 방송자체가 공공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경영진이 폭넓은 의견수렴도 없이 독단적으로 편성권을 행사하는 것은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이든 간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더구나 며칠 전만 해도 pd들의 코앞에 시청률을 들이대며 pd를 닦아세우던 이들이 어느날 개과천선하여 국민의 고통분담에 참여하겠다는 자세는 우선 신뢰감이 가지 않는다. 진실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모습이 없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금번 방송3사의 긴급개편이 방송 구조조정을 앞두고 경영진의 신정권에 대한 충성심 경쟁이 빚어낸 구태의연한 한건주의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또한 긴급편성과정에서 구조적으로 피할 수 없는 졸속기획과 내용의 부실함 등, 방송의 품질저하 책임을 제작pd가 모두 담당해야 하는 작금의 부조리한 관행도 우리로서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 한때 pd들을 시청자의 ‘기쁨조’로 전락시켜 가혹한 시청률전쟁으로 내몰던 경영진은 이제는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pd들을 imf극복용 ‘인간 총폭탄’으로 만들 작정인가. 그러한 이들은 pd들이 이제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pd에게서 의욕과 살아있는 정신을 빼앗은 결과가 어떻다는 것은 그것을 빼앗은 이들에게 되돌아올 ‘총폭탄’의 결과가 말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새술을 새부대에 담아도 안심이 안되는 이 시기에 과거에 대한 반성과 개혁없이 새시대의 열매를 맛보려 한다면 그것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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