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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파행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양도세 탈루 의혹과 위증 논란이 제기되면서 청문회가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야당은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는 10일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음주운전 전력과 ‘SNS 비방글’, 양도세 탈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정 후보자는 “조국, 박창신, 공지영….북한 가서 살 수 있게 대한민국 헌법에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다는 걸 상기시켜 드린다” 등의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적은 글에 대해 “잘못된 행동으로 사과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1996년 음주운전 단속과 2005년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젊은 기자 시절의 경거망동으로 마음의 짐으로 삼고 있다”,‘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원협의회 사무실 무상 임대 의혹이나 양도세 탈루 문제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며 의혹을 부인하다가 거짓 답변 논란에 휩싸였다. 설훈 교문위 위원장은 “누구나 흠결이 있고, 잘못이 있으면 있다고 시인하면 되는데 후보자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런 자세가 나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후보자의 태도에 야당이 “국회를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인사청문회를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정회를 요청해 인사청문회는 5시 30분경부터 중단된 상태다.

▲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헛기침이 나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노컷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교문위원들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위증으로 일관한 정 후보자를 대상으로 더 이상 인사청문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위증 논란은 정 후보자가 1988년 3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3개월 뒤에 매도하는 과정에서 양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에서 촉발됐다. 정 후보자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임모씨는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기자들한테만 분양한 아파트였기 때문에 등기가 넘어오지 않아 가등기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오전에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오후에 “아내와 통화 해보니 당시에는 관행으로 했던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유인태 의원은 “3800만원을 주고 분양 받은 집을 살지도 않고 8000만원에 팔았는데 서면 답변에 중도금이 부족해서 아는 지인한테 빌려서 했다고 답했다”고 거짓답변을 질책했다.

정 후보자는 파주 당원협의회 사무실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온 '희망연구소'를 공천대가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보증금 3000만원과 임대료 80만원을 현금을 지불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해명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내놓지는 못했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국민의 관심이 몰리다 보니까 정성근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덕을 보는 게 아닌가 싶지만 정성근 후보자가 문화부 장관으로 자격이 있는지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아리랑 TV 사장 공모 당시 제출한 금융자산 보유 현황자료에도 당협사무실 보증금으로 3천만원이 기재되어 있다”고 추궁했다. 정 후보자는 “아리랑TV 직원이 그렇게 작성을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정당법에는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해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두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명할 수록 커져만 가는 의혹에 여당 의원들의 질책도 이어졌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아리랑TV 직원이 아랑서 ‘당협사무실’이라고 기재했다는 데 정치부 기자나 당직자가 아니면 당협에 대해서 잘모른다”며 “범칙금 미납으로 즉결심판에 회부됐고, 불응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몰랐다고 하는 건 법질서 준수 의식에 물음표가 생긴다”고 말했다.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이 요청한 ‘청와대 인사검증 체크리스트’자료를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제출 한 것도 문제가 됐다. 정 후보자는 “배재정 의원이 요청한대로 자료를 제출했다”고 이상일 의원에게 답했다가 “납세 의무 이행 등 18개 문항을 임의적으로 누락하고, 위증까지 하고 있다”는 질책을 배 의원으로부터 들었다.

자녀들의 미국 유학과 관련해서도 비자 발급 경위, 과도한 학자금, 영주권 취득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미국 유학 중인 자녀와 아내의 영주권 취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민과 정서적 공감대를 넓혀야 하는 고위공직자가 자녀들을 불법으로 조기 유학 보내고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게 적절하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영주권 취득)을 국무위원 자격과 연결 지으면 뜨끔하다”며 “영주권은 의대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해 미리 준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국민 정서상 후보의 부인은 영주권을 포기하는 게 맞다”는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의 권유에 “영주권을 포기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화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아리랑 TV사장 자리에서 3개월만에 물러나게 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취임 당시의 약속과 달리 사장으로 있던 3개월 동안 광고· 협찬 수익과 수신료, 콘텐츠 판매 수익이 나아진 게 없다”며 “적어도 1년 정도는 일을 해야 하는데 정후보자가 문화부 장관 내정을 받으면서 아리랑 TV는 3개월만에 또 혼란을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아라랑 TV사장으로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몇군데에서 광고를 수주했다”고 자평하면서 3개월만에 사장이 공백이 된 아리랑 TV 문제에 대해선 “그 점에 대해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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