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문진 자체 평가서도 2년 연속 공익성·공정성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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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문진 자체 평가서도 2년 연속 공익성·공정성 ‘꼴찌’
방문진 “‘PD수첩’ 등 자율성 보장 않을 경우 활성화 어렵다” 지적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4.07.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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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2013년에도 공정성·공익성 등의 평가에서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공개한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의 ‘2013년도 MBC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지난 2012년에 이어 다양성·신뢰성·유익성·공정성·공익성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경영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방문진이 MBC의 목표달성 실패의 원인으로 시사·교양 부문의 심각한 부진을 지적한 대목이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의 부진이 2012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재철·김종국 전 사장 시절을 거치면서 <PD수첩> 간판 PD였던 최승호 PD가 해직되는 등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이끌던 언론인들이 공정방송 파업 참여 등을 이유로 징계·좌천당하고 이후 정부 정책 비판 아이템 등을 축소한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2013년도 MBC 경영평가보고서 ⓒ방송문화진흥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시사·교양 부문 시청률 상위 20위 프로그램에 KBS 1TV가 14편으로 가장 많았고 SBS는 4편을 올렸다. MBC는 다큐멘터리 <생존> 외 어느 프로그램도 순위에 올리지 못했다. 방문진은 “타사의 고발 프로그램들이 선전하는 데 비해 MBC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의 약세는 아쉽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라도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문진은 또 “성역 없는 비판, 고발정신과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온 <PD수첩>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의 생명은 자율성과 창의성”이라며 “이것들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시사·교양 프로그램 활성화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일련의 지적은 2012년에도 나왔던 내용으로, 최민희 의원은 “MBC 내부에서 여전히 제작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MBC의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았다. <뉴스데스크>의 평균 시청률은 8%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뉴스9>(16.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SBS <8뉴스>의 시청률은 9.4%였다. 방문진은 “2012년 11월 5일부터 평일 저녁 8시로 이동한 메인뉴스 시청률이 경쟁 프로그램인 SBS <8뉴스>에 뒤지고 있어 분발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방문진은 보고서에서 MBC가 보도·시사프로그램의 정확성·사실성·공정성·신뢰성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팩트체커팀’과 ‘공정성위원회’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2012년 말부터 운영된 ‘팩트체커팀’은 보도국과 시사제작국에서 보도·시사프로그램 내용의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여 보도의 사실성과 정확성을 제고하려는 제도적 장치다. ‘공정성위원회’는 2013년 8월부터 부사장, 보도본부장 등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기구로 뉴스의 질적 향상과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설치됐다.

방문진은 “팩트체커팀이 인원이 소수로 구성되어 다양한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포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공정성위원회는 한시적 기구(1년)로 설치됐고 그 기능도 명확하지 않아 보도·시사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으로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여전히 공정성과 사실성에 대한 오해가 남아있는 바 향후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고 객관적인 채널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널이미지에 대한 평가인 채널성과 지수에서도 MBC는 흥미성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지상파채널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진은 “MBC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부분의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유지한 바 있는데 2012년부터 큰 폭으로 점수가 하락한 이후 과거의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은 “2012년 방문진은 MBC의 독립성과 공공성, 공익성 실종 문제를 지적했으나, 2013년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며 “이는 MBC가 망가질 대로 망가졌음에도 방문진이 MBC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서의 직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방문진이 지금처럼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극단적 편파방송과 불공정방송을 하는 것을 지켜만 본다면, MBC와 방문진이 모두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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