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에 성역 주문하는 SNS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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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검증 보도에 ‘정파성’ 문제제기…“탐사언론 본령에 충실한 것”

인터넷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가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남편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뉴스타파>의 보도를 정파적인 시각에서 비판하는 여론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18일 “권은희 후보, 남편 수십억 대 부동산 보유 축소 의혹” 리포트를 통해 권은희 후보가 부부 합산 재산이 5억 8000만원이라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권 후보의 남편이 수십억 원대 상당의 상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 후보는 선관위에 배우자 남 모 씨가 빌딩 상가 3곳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고, 그 금액은 3억 6000여만 원이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취재 결과 남 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가는 모두 7곳이며, 지난 2011년 경매로 취득한 5곳의 당시 감정평가액은 모두 26억 6000만원으로 권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내용과 실제 재산 현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권은희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내역에는 남편 남 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의 수십억 대 상가는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는 실제 수십억 원 대의 부동산 지분을 갖고 있지만 선관위에는 권 후보는 법인의 주식 액면가만 신고한 것”이라며 “현행법상 거래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의 경우, 액면가만 신고해도 되는 재산공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뉴스타파>의 권은희 후보 검증 보도를 두고 일부에서 <뉴스타파>가 ‘야당’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다는 식의 ‘정파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른바 진보 성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지난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있었다. 당시 <뉴스타파>는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오거돈 무소속 후보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파헤쳤고, 경기도지사 후보에 출마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과도한 주유비 사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뉴스타파>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외압’을 폭로한 ‘야당’ 후보인 권 후보자에 대한 의혹 보도한 것을 바라보는 데 대한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번 보도를 놓고 ‘친노세력’인 <뉴스타파>가 권 후보자와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를 몰아내려고 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 <뉴스타파>는 지난 18일 보도한 “권은희 후보, 남편 수십억 대 부동산 보유 축소 의혹” 리포트. ⓒ<뉴스타파>
그러나 <뉴스타파>의 권은희 후보 검증 보도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후보 검증 보도 중 일부로서, <뉴스타파>는 여·야 후보 할 것 없이 21일과 22일 출마 후보들에 대한 재산검증 보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더군다나 ‘성역 없는 탐사보도’를 내걸고 나선 <뉴스타파>인만큼 이번 보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보도다.

이번 논란에 대해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 그 어떤 정치세력으로부터도 자유롭게 99% 시민들을 위한 탐사보도를 하기 위해 태어났고, 이번 권은희 후보 관련 보도도 그 원칙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PD는 “<뉴스타파>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오거돈 후보의 부동산 문제, 김진표 후보의 기름값 문제 등을 보도한 바 있다. 선거 보도에서 양측 후보들을 같은 잣대로 조사해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뉴스타파>의 기본 방침”이라며 “권은희 후보 아니라 그 누구의 문제점이 나왔더라도 <뉴스타파>는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언론인 역시 <뉴스타파>의 후보 검증 보도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을 하는 언론이라면 당연한 보도라는 평가다. 심석태 SBS 기자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에 대해 일부 취재 방식의 문제는 있었으나 <뉴스타파>가 ‘정파성’을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면서 언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사례로서 의미를 짚었다.

심 기자는 “무엇보다 진보 매체로 알려진 <뉴스타파>가 야권 후보에 대해 이런 검증의 칼을 들이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뉴스타파>를 그동안 후원해온 사람들이 바라던 언론상과 <뉴스타파>가 이 보도를 통해 보여준 언론상이 일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런 보도를 통해 <뉴스타파>가 정말 ‘독립적’이고 원칙적으로 운영되는 언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뉴스타파>에 대한 평가도 한 단계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심 기자는 다만 “권 후보가 재산을 지금처럼 비공개 주식 지분의 액면가만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인 이름으로 보유한 자산 가치를 신고할 방법이 있는데도 이렇게 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은 아쉽다며 “도덕적, 윤리적 차원의 문제 제기라면 그런 도덕적, 윤리적 기준이 실제로, 그리고 절차적으로 준수될 수 있는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뉴스타파> 검증 보도에 대해 권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21일 “<뉴스타파>가 지난 18일 보도한 ‘권은희 후보, 남편 수 십 억대 부동산 보유 축소 의혹’ 기사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20일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면서 오는 22일까지 <뉴스타파>의 정정보도가 없을 시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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