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종학 기념관, 정동진에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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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 추모식서 계획 알려져…송지나 작가 등 70여명 참석

고 김종학 PD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한국 드라마의 거장으로 불리던 김 PD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지 1년이 됐지만 동료들은 여전히 김 PD와 그의 작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 김종학 PD 1주기 추모식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가량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 PD의 가족을 비롯해 장근수 MBC드라마 본부장, 김승수 전 MBC드라마국장, 이응진 전 KBS 드라마국장 등 방송사 관계자, 김종학 프로덕션 관계자, 그리고 송지나 작가, 배우 박상원, 최민수 씨 등 약 7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김 PD 묘역에서 약 40여분 동안 기독교식 추모 예배로 진행됐다.

고 김종학 PD는 <인간시장>,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연출해 스타 PD로 떠올랐으며 뛰어난 연출력으로 한국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 및 횡령 사기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 고 김종학 PD의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 김종학 PD 1주기 추모식이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열리고 있다.ⓒPD저널

이날 추모 예배를 집례한 백종주 목사는 “아침 안개와 같이 사라지는 게 인생이고, 우리 모두는 나그네처럼 사는 게 우리네 삶”이라며 “김 PD는 험난한 나그네길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과 꿈을 주기 위해 좋은 작품을 만들었고, 배우와 동료들에게도 좋은 동반자였다”고 가족들과 지인들을 위로했다.

추모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내리고 그치길 수차례 반복했다. 김 PD의 선·후배 동료들은 차분하게 기도하고 찬송을 불렀다. 하지만 김 PD의 가족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김 PD과 그의 작품을 기리는 추모사와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헌화식과 분향식 등이 진행됐다.

배우 박상원 씨는 “24시간은 긴데 1년은 왜 이렇게 짧은지 믿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며 “그래도 지난 1년간 일주일에 한 번씩 지인들과 김 PD의 작품 얘기들을 나눴던 걸 보면 김 PD님은 영원히 우리 곁에 함께 하는 것 같다. 그 곳에서 김 PD님이 갈망하시던 좋은 작품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추모사를 했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김 PD과 함께 숱한 화제작을 만들어낸 송지나 작가는 추모사를 하기 전 한참 말문을 열지 못했다. 송 작가는 “사실 아직까지도 믿을 수가 없다”며 “PD님이 많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고 김종학 PD의 생전 모습 ⓒSBS
MBC 드라마PD 출신인 유흥렬 PD는 “지난해 김종학 PD이 유명을 달리했을 때 김 PD이 유명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던 드라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지만 1년이 지나면서 흐려졌다”며 “앞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자와 선·후배들이 김 PD이 바라던 세계를 이룰 수 있도록 모순된 드라마 제작 구조를 개선하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은 국회의원 신분이지만 지난 23년동안 김 PD님과 동고동락하면서 작품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게 한이 된다”며 “한국 드라마의 꽃을 피운 김 PD님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내년에 김 PD님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정동진에 건립하기로 해, 좋은 뜻이 모이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대표로 나선 고 김 PD의 장녀 김민정 씨는 “지난 1년은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는데 제대로 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인 분들이 많이 격려해주신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날씨도 좋지 않은데 (아버지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답례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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