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장애인의 날에 바라본 우리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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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는 장애인이 없다!

|contsmark0|각 방송사들은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지만 여전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존하는 삶을 보여주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장애인 관련 정규 프로그램은 tv에서 kbs <사랑의 가족>과 ebs <희망 풍경>뿐이다. sbs도 개국 초기에 <사랑의 징검다리>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폐지됐다. 라디오에서는 장애인 전문채널로 kbs 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이 있으며, kbs 1라디오에는 <내일은 푸른 하늘>이 방송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청자들이 방송을 접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편성돼 있다. <사랑의 가족>의 전선애 작가는 “토요일 오전에 편성한 것은 직장을 가진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시청하기에 어려운 시간대”라며 “제작비의 부족 등으로 프로그램 질적 향상에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방송에서의 장애인 프로그램 소외현상에 대해 kbs 3라디오의 이기진 부장은 “시청자들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만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추하고 불편하게 생각되는 장애인이 나오면 채널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선한 기술과 기법으로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pd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장애인 관련 프로들이 여전히 장애인에 관한 미담이나 장애 극복기 혹은 소외 받는 장애인의 삶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희망 풍경>의 유혜연 pd는 “아직도 장애인의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다뤄 문제제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구직, 인권, 이동권 등 장애인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생존하는데 필요한 것을 프로그램에서 담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전문 채널인 ‘사랑의 소리방송’은 95년에는 특수 수신기로만 들을 수 있었다. 서강대 최창섭 교수와 산학협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했지만 ‘여건 부족’등을 이유로 중단한 뒤 서강대 제작요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2000년 1월1일부터 am 639khz kbs 3라디오를 개국하게 됐다. 이 방송은 시각 장애인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신문이나 잡지, 소설 등을 읽어 주는 것과 시각 장애인의 재활 정보 프로그램을 비중 있게 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측면도 없지 않고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 또한 노정하고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등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내에서는 방송의 내용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 접근권’에 대한 요구도 높다. 이와 관련 방송위원회 신승한 시청자종합지원실 차장은 “수화, 자막, 화면해설 방송을 위해 제도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시청률을 중시하는 방송 풍토에서 쉬운 일이 아니”라며 “방송 접근 사업을 해마다 확대해 장애인에 대한 지원금액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장애인을 위한 방송정책과 방송사들의 인식전환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장애인 스스로가 직접 방송제작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방송국 ‘희망 방송’(www.hmn.or.kr)과 신문 ‘에이블 뉴스’(www.ablenews.co.kr)가 그것. 이에 대해 장애인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그동안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다는 한계를 반성하면서 장애인들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kbs 3라디오 이기진 부장은 “위성방송은 다채널의 장점을 활용해 같은 콘텐츠를 수화, 자막 방송 등으로도 서비스해야 한다”며 “지상파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에도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함께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ntsmark1|김정대 기자|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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