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사회의 의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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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사회의 의제를 말하다
[지상중계] 제16대 KBS PD협회장 후보 정책토론회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4.08.06 17: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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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KBS PD협회장 후보에 공채 22기(1995년 입사) 출신 고찬수 예능국 PD와 역시 22기 출신 안주식 기획제작국 PD가 출마했다. 2006년 이후 8년 만에 이뤄지는 경선이다.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KBS의 방향과 KBS PD협회의 역할 등에 대한 후보자들의 견해를 듣는 정책토론회를 지난 4일 KBS PD협회 사무실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자는 지난 7월 28일 취임식에서 조대현 사장이 “2015년 1월 1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각자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찬수 PD는 “제작 자율성 보장과 PD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프로그램 제작 환경,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는 시스템 개발”을 유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주식 PD는 “새로운 사장이 ‘혁신’을 얘기했지만, 성공 사례는 적은 이유는 평PD가 회사의 파트너로서 중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평PD협의회가 개편에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PD저널>은 6일 발행된 <KBS PD협회보> 217호에 실린 정책토론회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주>

▲ 고찬수 후보와 안주식 후보가 지난 4일 열린 정책토론회를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KBS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
사회: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 자리를 빌려 마음껏 잘난 척 해본다면?

고찬수 :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 소개를 쓸 때 자주 쓰는 말 이 있습니다. “미래 미디어 공상가”라는 말인데요, 스스로 그렇게 되고 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새로운 걸 만들고자 노력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IT와 방송을 엮어서 새로운 미래 미디어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시도해보는 것이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IT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방송이 더 이상 폐쇄적인 구분이 아니라 ‘미디어’라는 구분으로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D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공상, 상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주식 : 고찬수 후보와 성격과 지향점이 많이 달라서 협회원들이 재미있는 선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과거 지향적이란 말은 아니지 만, 저는 과거에 분쟁지역을 많이 다닌 “분쟁지역 전문 PD”입니다. PD 는 장르에 따라 업무가 다양한 직종이지만 결국 현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저는 <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분쟁지역 전문 PD’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방송은 책임감이 가 장 중요하다는 걸 배웠고 또한 제가 별명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이 ‘안 언니’라는 별명인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스태프들과 함께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라는 뜻이므로 의미 있는 별명인 듯합니다.

사회: 후보자가 생각하는 PD란 무엇인가?

안주식 : 입사 면접 때 질문과 같은데, 그때 30분 동안 면접자와 논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중심적으로 얘기했던 게 PD란 공공여론을 먼저 세팅하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점입니다. 하버마스의 공공장이론의 핵심을 바탕으로 주장했는데, 여전히 그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당시 캐치프레이즈로 ‘자존심’을 내세웠는데, PD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고, 가장 필요한 덕목이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떨어진 자존심을 반드시 회복시킬 것입니다.

고찬수 : PD는 “프로그램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나 디렉터가 아닌, 미디어 환경이 바뀐 만큼 단순히 기획·제작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프로그램 전체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듯합니다. PD 숫자도 많아졌고, 종편, 외주방송사, 유튜브 등 이런 변화된 상황 속에서 지상파 PD들이 디자이너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1995년 입사 동기인데, 19년 PD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그 이유는?

▲ 고찬수 후보. ⓒKBS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
고찬수 : 입사를 예능 PD로 했고, 대부분 제작 부서에서 보냈습니다. 여러 예능 장르를 거치는 동안 시청자들의 호응을 즐기면서 해 와서 기억에 남는 프로가 많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의 리퀘스트>입니다. 이 방송 자체의 힘과 의미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1%라는 제목 아래, 좋은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꼭지를 제작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수 이효리와 함께 아프리카를 처음 가게 돼서 <희망로드>의 전신 프로그램이 되었는데, 저만의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선·후배간의 다른 의견을 취합하고 서로의 생각을 맞춰가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능 PD이지만 이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안주식 :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라면 <KBS 스페셜-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입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으면서 보람도 많았고 또 힘들었던 프로그램이에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와 고통이 얼마나 힘든 건지, PD라는 직업 자체가 그것을 목도해야 하는 것이므로 어쩌면 분쟁지역 취재보다 더 힘든 고통스러웠던 기억입니다. 프로그램 말고는 2008년 8·8사태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제 PD인생을 갈라놓은 사건입니다. 그때의 분노와 억울함, PD로서의 자괴감은…. 2008년 이후로 한 번도 화나지 않은 상태가 아닌 듯합니다. 지금도 역시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고요. 사실상 제 많은 부분의 인생을 바꾼 것은 8·8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PD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주식 : 이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 ‘누구를 뽑느냐’의 판단 근거가 될 질문이 되겠죠. 올해 여러 우연히 맞물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PD들의 피와 땀이 하나둘씩 모여서 소중한 성과를 얻은 한 해입니다. 지금이 너무 소중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간에 걸쳐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겨우 회복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최소한의 ‘제작 자율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자협회는 본부장을 포함해서 제도개선안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발 빠르게 제출했고 똘똘 뭉쳐있는 상태죠. 지금 제도개선안을 마련 중이고 실질적인 국장책임제를 요구할 문턱에 와있는데, 평PD협의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서 제작 자율성 확보, 국장책임제를 실현해내는데 매진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에 원칙이 있다면, 평PD 중심으로 이것을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것입니다. KBS에서 프로그램 개혁의 파트너십은 평PD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국장책임 제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분도 많은데 4대 직능협회, 언론노조 KBS본부, KBS노조 등 6자를 모두 활용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조대현 사장이 취임한 배경에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고찬수 : 현재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안주식 후보께서 아주 잘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시각으로 간단히 답하겠습니다. PD협회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협회 회칙을 찾아봤습니다. PD연합회 회칙의 목적은 ‘본회는 회원 상호간의 협력을 통하여 방송인으로서의 역할을 공정히 수행하고 자유언론 발전 과 방송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이 목적에 부합하고자 합니다. 제작 자율성, PD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PD협회원들을 PD협회가 보호해 주는 것이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어하는 협회원을 돕고, 그들과 함께 나아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이제껏 PD 협회의 활동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고찬수 : 매 시기마다 PD협회에 주어지는 역할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PD협회가 지금까지 PD들의 집단지성을 잘 활용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고 있는데, PD협회가 그동안 추구해왔던 가치에 더해서 더 지혜를 모아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라 고 봅니다. 예를 들어 방송 관련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던지, PD들의 저작권 확보 방안 마련, 개인 콘텐츠 창작이나 프로그램 제작에 협회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등 기존에 PD협회가 해왔던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역할까지 하고자 합니다.

안주식 : 고찬수 후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협회 집행간부로서 오랫동안 일했던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역할이 그동안 부족했다기보다는 정말 상황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협회도 사업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PD들의 저작권 확보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협회의 경제적 베이스를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PD들의 저작권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것에 신경을 많이 쓸 예정입니다. 덧붙이자면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는데, 외주사만 열매를 얻을 것이 아니라 우리 PD들이 뛰어들어서 이익이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쓸 예정입니다.

사회: KBS에는 폭넓은 연령대의 PD들이 존재한다. 시니어 PD와 주니어 PD는 업무에 있어서도 고민이 다를 수 있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히고, 세대별 맞춤 대책이 있다면.

▲ 안주식 후보. ⓒKBS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
안주식 : 신입사원~10년차는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 장르에 대한 경험에 대한 보장이 필요합니다. 신입사원들이 이제 소위 방송저널리스트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주니어 PD들에게는 공평한 경험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하겠습니다. 10~20년차는 제작의 핵으로써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하고, 20년차 이상은 보직 PD가 아니더라도 제작전문 PD로서 퇴직할 때까지 PD로서 활동하는 것을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권한 보호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퇴직 후 재취업에도 협회차원에서 신경을 써야합니다. 퇴직 후 5년 동안 회원자격을 연장해주고, 일정 회비를 받고 그 회비의 일정 부분을 인력허브로서 사용하는 사업적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고찬수 : 이 부분은 별로 다른 의견이 없을 듯합니다. 단지 첨언을 하자면 퇴직을 앞둔 선배님들 같은 경우 퇴직 이후 밖으로 뻗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제가 미래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도 PD들의 역할을 ‘제작’으로 너무 한정지으면 퇴직 후 PD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PD들이 프로그램 ‘제작’에서 ‘미디어’로 자신의 지평을 넓혀나간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견 PD들에게는 제작 자율성, PD들의 자존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후배 분들에겐 본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회를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 KBS에는 9개의 총국과 9개의 을지국이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PD들을 위한 PD협회 차원의 청사진은.

고찬수 : 지역방송국의 편성비율이나 제작능력 등을 다른 방송사와 비교하면 KBS가 우위에 있고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영방송의 책무라는 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원론적인 접근은 해답을 찾을 수 없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영방송의 책무와 지역국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예를 들어 제작역량이 높은 지역국은 자체 편성비율을 더욱 높이는 등 편성비율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PD협회가 나서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시간 대에 지역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도록 편성 쪽과도 긴밀히 협의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주식 : 지역의 인력부족, 열악한 제작 환경 등은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일단 지역 PD를 채용하는데 PD협회가 나서야한다고 봅니다. 또 지역방송국 예산을 보면 제작중심이 아닌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확실한 제작센터로서의 지역국이 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 꼭 필요한 것이, 편제국장은 지역인력으로 발탁되어야 합니다. 물론 확실한 능력인사가 보장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 기호 1번 고찬수 PD 홍보물. ⓒKBS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
사회: 2014년 대한민국, PD라는 직업이 없어진다는 상상을 해보겠다. 어떤 생각이 드나? 그리고 후보자가 생각하는 PD의 존재 이유는.

안주식 : PD는 없어질 수는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디자인하고 디렉팅한다는 의미에서 PD들의 역할이 한 100년간은 사라지지 않겠죠. 다만 그 질문을 살짝 돌려서 지상파 PD의 위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요. 지금 트렌드 세팅을 누가 하고 있을까요? 여러 장르에서 과연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PD로서의 역할, 이 주도권이 어디로 옮겨갔을까요? 케이블, 종편, 상업방송 등 비지상파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지금의 상황이 좋은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로 독점권을 가지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성공한 콘텐츠의 많은 사례들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정말 톡톡 튀는 실무형 제작 PD들이 자신의 꿈과 가치를 프로그램에 창의적으로 풀어냈을 때 PD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그런 콘텐츠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몇 년 동안의 성공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KBS 수장들은 그걸 놓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찬수 : 저는 생각이 완전히 다른데요. 2014년에 이미 PD란 직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개그콘서트>를 연출하고 있는 김상미 PD와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콘텐츠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개콘>보다 재미있다는 거예요. 방송사 밖에 일반 네티즌들이 PD보다 새롭게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간다는 측면에서의 PD란 직업은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 KBS PD는 무엇을 해야 하나? 아까 PD란 프로그램의 디자이너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IT쪽에서 한 동안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가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큐레이터인데, 그것을 바로 공영방송 PD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보고, ‘미디어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PD란 직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조대현 사장은 취임사에서 “2015년 1월 1일 프로그램이 달라집니다”라고 밝혔는데, PD협회장 후보로서 현재 KBS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사장에게 1월 1일 개편과 관련해 제안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고찬수 : 어려운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KBS PD들이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잘 해왔다고 평가하고 싶고요.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나 환경만 해결해주면 프로그램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대현 사장께는 편성원칙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먼저 제작 자율성 보장! 둘째로 PD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는 시스템(예를 들어 PD들의 저작권 보장 등) 개발을 생각하고 프로그램 편성을 해야 된다는 점을 제안코자 합니다.

안주식 : 조대현 사장의 제안이 제작 자율성 확보의 로드맵과 관련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인데요. 저는 내년 1월 1일이라는 시간 목표를 세워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 목표를 향한 공동의 노력, 이것을 최대한 PD협회가 잘 활용하면 무언가를 바꾸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그간 모든 새로운 사장이 ‘혁신’을 얘기했지만, 성공 사례는 적습니다. 그 이유는 그 혁신에 평PD가 회사의 파트너로서 중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 각 실국의 평PD협의회가 모든 사안에 중심이 되어 국장과 면대면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국의 평PD협의회가 2015년 1월 프로그램 대변혁을 위한 (사측과) 공동 파트너십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KBS 콘텐츠에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겠습니까? KBS에 평PD의 목소리가 없고, 그 창의성을 담아낼 그릇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평PD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극복해야할 문제입니다.

▲ 기호 2번 안주식 PD 홍보물. ⓒKBS PD협회 선거관리위원회
■ 후보 간 자유질문

고찬수: (안주식 후보에게) 훈훈한 마무리를 위한 고민을 해보니, “10년 후 안주식 후보가 KBS사장이 됐다” 생각하시고 취임사 한 번?

안주식 : 안타깝게도, 저는 아마 KBS에서 가장 사장을 하기 싫어하는 PD일 듯합니다.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떠나서….^^ 이것을 ‘어떤 PD가 되고 싶냐’는 질문으로 돌려보면, 퇴직 후에는 몽골에 가서 몽골 아이들을 찍는 다큐를 만들고 싶습니다. PD로서 휴먼, 문명, 과학, 시사가 하나로 통일되는 마스터피스를 만들면서 여생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고찬수 : 경선에 나왔는데 생각이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건설적인 경선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안주식 PD에게 도움이 되고픈 생각이 듭니다. 안 후보가 말한 대로 PD가 가장 행복할 때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라고 생각하고 저도 지금이 PD로서 가장 왕성히 프로그램을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협회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동안 공부해왔던 IT 분야와 협회 일을 접목시켜 보고 싶습니다.

안주식 : (고찬수 후보에게)  그동안 협회 일을 하다 보니 집행력, 실행력을 얼마나 PD협회가 가질 수 있는가의 문제가 늘 고민이다. 2008년 이후 PD협회의 일이 징계와 탄압 등을 거치면서 어려운 상황이고 그 와중에 선후배의 결집력을 모으는 것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계획이 있는지?

고찬수 : 제가 협회장에 출마하면서 사실 가장 걱정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미래’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제가 기존의 PD협회와 달리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실행력 부분에서 제가 잘할 수 있다고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 걱정이나 오해가 불식된다고 생각한다고 보진 않습니다. 다만 저에 대해 우려하고 계신 분들께 하고픈 말은, 제 주변에 고찬수 PD를 아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어 보시면, 꼭 해야 하는 일에 어떤 추진력을 가지고 일 하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그간 PD 생활을 하면서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출마하면서 후배들이 주변에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도움을 주는 부분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려에 대한 부분은 말로 설명 드리기보다 저를 믿어달라고 말씀 드리고, 제가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합니다.

안주식 : 고찬수 후보에 대한 신의나 약속을 믿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협회장에 당선된다면 고찬수 후보가 제시한 어떠한 아이디어도 절대 버리지 않겠다고 단언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고찬수 후보가 반드시 PD협회에서 그 아이디어를 실행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서로 의견이 조금 다른 두 후보가 나온 이번 선거가 시너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찬수 : 그렇다면 저 역시 당선이 되면 안 후보가 동반자가 되어 안 후보의 아이디어를 실행시킬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요.

사회 : 결론이 아주 훈훈한 것 같습니다. 서로 차기 PD협회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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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꿈나무 2014-10-03 23:52:07
피디를 꿈꾸는 고 3 학생입니다. PD란 현대 사회에서 무엇일까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검색하다 들어왔습니다. 후보자님들의 말씀이 너무 훈훈하네요 제가 투표권이 있다면 정말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를만큼... 누가 뽑혀도 서로 잘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누가 되던지 pd협회는 잘 될 것 같아요 제가 PD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고 자랑스러운 일처럼 느껴지네요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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