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짜는 SBS, 단막극 · 비정규직부터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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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감축 방침에 단막극 예산 축소 · 작가료 삭감 가능성 제기

SBS가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긴축경영’의 여파로 비정규직 직원들과 단막극 제작에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도입 한달여가 지난 ‘긴축경영’에 대해 대체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이지만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작가료와 단막극 예산이 꼽히면서 내부에서 적지 않은 불만이 쌓이고 있다.

SBS는 300억원 규모의 연간 광고 수입의 감소와 제작비 등의 증가로 올해 상당한 수준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며 지난달부터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제작비 5% 삭감 방침이 정해지면서 각 본부별로 마른 수건 짜기에 나선 모습이다. 드라마센터에선 드라마 세트 규모를 축소하는 식으로 비용 절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교양 예능 프로그램도 촬영 카메라를 줄일 계획이다.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해외촬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상업성이 약한 단막극이나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인력의 인건비도 비용 절감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드라마센터는 제작비 20억원 가량을 삭감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 단막극 제작 편수를 줄이기로 했다. SBS는 촬영을 마친 2부작 단막극 <엄마의 선택>을 포함해 5편의 단막극을 제작할 예정이었다. 

단막극 예산 삭감은 방송사들이 비상경영에 들어갈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메뉴다. KBS도 2012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단막극 예산 절발을 삭감하려다가 내부의 반발에 삭감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드라마센터 관계자는 “단막극 제작을 편수를 비용절감 차원에서 줄였지만 올해 제작을 못한 2편은 내년에 추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디오본부는 오는 10월 개편에 맞춰 작가료 삭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작비의 대부분이 인건비인 인데다가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많지 않아서다. 한 라디오 PD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진행자와 작가 등의 인건비가 대부분”이라면서 “다른 항목에서 비용을 줄일 곳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작가료를 깎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SBS 한 작가는 “SBS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정규직 인력의 인건비부터 삭감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아무래도 사기는 떨어질 수 없다”며 “방송사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런 식으로 제작비를 줄이다보면 능력있는 작가들이 종합편성채널이나 다른 방송사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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