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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데스크’, 교황 유가족 위로 보도 누락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연일 만나 위로를 건네고 있는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는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만남을 축소하거나 누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황은 지난 16일 광화문 시복식이 열리는 광화문으로 행진하는 도중 차에서 내려 34일째 단식 중이던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의 손을 잡았다. 김영오 씨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도와주시고 기도해 달라”며 교황에서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도 건넸다.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만남은 방한 첫날 공항에서 가진 환영식과 지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앞서 가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화 등 방한 일정 내내 이어지고 있다.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각별한 관심에 대해 “교황이 가난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로 교황명을 정한 것부터 낮은 데로 내려가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이런 맥락에서 방한 이후) 물질적인 가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고통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 MBC <뉴스데스크> 8월 16일자 보도.

▲ SBS <8뉴스> 8월 16일자 보도.
하지만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선 교황이 만난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여섯꼭지에 걸쳐 교황 방한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교황의 다양한 언어 구사력과 시복미사 이후 깨끗한 광화문 광장의 모습을 조명한 꼭지를 전하면서도 교황이 김영오 씨를 직접 위로한 소식은 누락됐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세 번째로 시복식에 참석한 이들의 소망과 사연을 소개하고 이어 교황의 꽃동네 방문 소식을 전했지만 한달 넘게 곡기를 끊고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인 김영오 씨의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5일에도 교황이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전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남을 가진 소식을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참사 위로·청년에 희망 메시지’ 에서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기 전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자신 방으로 불러 위로한 뒤 묵주를 선물했고 가족들이 전해준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아픔을 같이 했다”고 짧게 전했다.

반면 KBS와 SBS는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교황이 이들에게 관심을 보내는 의미 등을 짚었다. 지난 17일 KBS <뉴스9>는 ‘세월호 유족에 각별한 관심’을 여섯 번째로 전하면서 “십자가를 들고 고난의 길을 택한 세월호 유족들이 교황을 만났다”며 “희생자들의 영혼과 함께 해 달라는 요청에 이후 노란 리본은 교황의 가슴에 늘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교황의 분명한 메세지와 행동이 울림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SBS <8뉴스>도 이날 두번째로 전한 ‘교황 세월호 유족들 위로’에서 “시복식을 위해 광화문 광장에 무개차를 타고 들어서던 교황은 갑자기 차를 세우고 내렸다”며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편상욱 주말 <8뉴스> 앵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바티칸에서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우리나라에 온 교황이,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유족의 손을 맞잡았다”며 “순서는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가까이 있는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그분들의 손을 잡아줄 차례”라고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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