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위로받은 유민 아빠 “세월호 외면 박근혜 대통령 압박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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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선 “한국 정부에 부정적인 세계 여론 쏟아져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6일째(18일 기준) 단식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을 외면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언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식장으로 가던 중 차에서 내려 김영오씨를 포함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위로했다. 또 김영오씨가 건넨 편지를 직접 받아 호주머니에 넣어 챙겼다.

김영오씨는 교황의 위로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세월호의 진실과 박근혜(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방송사와 언론사의 실태, 그리고 국민의 외침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독재자의 위선을 교황 성하와 전 세계 언론에 알렸고 도와달라 부탁했다”며 “이제 박근혜(대통령)는 부담감으로 압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위로하고 있다. ⓒ노컷뉴스
앞서 김영오씨는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톤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도 교황에 기대하는 바를 밝혔다. 외신전문번역매체인 <뉴스프로>에 따르면 <보스톤 글로브>는 지난 15일 “프란치스코 교황, 여객선 참사로 상처 입은 한국인들에게 손 내밀다(Pope Francis reaches out to Koreans scarred by ferry disaster)”라는 제목의 기사와 김영오씨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인터뷰에서 김영오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하고 기소까지 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정부가 제정해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들이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아무도 우리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황은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분이어서 세계가 우리들에게 귀 기울이도록 하는 일에,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 법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에 그분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톤 글로브>의 “교황께서 말씀하신다면 그들(한국 정부)이 들으리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영오씨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현재로서는 그들은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있고, 그래서 나는 그들이 교황님의 말씀조차도 들으리라 믿지 않는다. 그들이 듣게 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세계의 여론과 언론의 보도가 쏟아져야 하며, 교황께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우실 수 있다. 우리는 위에서부터 바닥까지 전반적인 정치적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오씨는 이어 “내 딸을 죽음의 진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다면 내가 살 이유가 없다. 죽을 각오가 돼 있다. 우리가 원하는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이곳(단식 현장)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 19일 오전 10시 기사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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