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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프로그램 혁신, PD들이 주체로 서야 성공”

[인터뷰] 안주식 신임 KBS PD협회장 박수선 기자l승인2014.08.19 14: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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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자신들을 정부의 일원으로 생각하던 KBS 간부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졌다.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게 임기내 최대 목표다.”

16대 KBS PD협회장으로 뽑힌 안주식 당선자는 제작 자율성 회복을 우선과제로 들었다. 안 당선자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KBS PD협회장 선거에서 유권자 59.2%(370표)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 18일 KBS PD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안 당선자는 제작자율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번에는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볼공정 방송 시비로 길환영 전 사장이 사퇴하면서 KBS 내부에선 어느 때보다 혁신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길환영 전 사장 퇴진 투쟁 과정에서 생긴 실국별 평PD협의회에선 KBS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개선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KBS 대표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기획위원회에 평PD 3명이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논의의 결과물이다.

  ▲ 신임 KBS PD협회장으로 당선된 안주식 PD. ⓒPD저널  
▲ 신임 KBS PD협회장으로 당선된 안주식 PD. ⓒPD저널
그는 제작 자율성 확보를 위한 제도로 국장책임제 도입을 첫손에 꼽았다. “길환영 사퇴를 요구했던 국민의 바람은 공정성 시비가 없는 방송을 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이를 위해 보도와 아젠다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국장(기획제작·교양·라디오1국·편성·협력제작국장)은 실질적인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올해까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장책임제가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자율성을 보호하는 장치라면 편성위원회는 평PD들의 의견과 목소리를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안 당선자는 “그동안 편성위원회는 회사쪽의 해명을 듣는 정도로 그치기 일쑤였는데 앞으로는 편성위원회의 구속력을 높여야 한다”며 “편성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열리지 못하는 라디오의 경우 사측의 해태 행위에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BS의 혁신은 구성원들만 말하는 게 아니다. 지난 7월 취임한 조대현 사장도 2015년 1월 1일부터 KBS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안 PD도 KBS 프로그램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지상파의 영향력 하락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데 KBS는 그동안 충성도 높은 50~60대 중장년층만 바라보는 퇴행적인 위기 대응책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몇몇 간부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간다면 새 사장이 올 때마다 반복됐던 말뿐인 변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PD들의 참여를 들었다. “지상파가 이같은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건 양질의 창의적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도구화하고 그들의 에너지를 제대로 뽑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평PD들의 아이디어와 문제의식이 프로그램 혁신의 방향에 담겨야지 혁신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8년만에 경선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안 당선자는 입사 동기인 고찬수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동안 PD협회장 선거는 PD들을 대신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안팎의 자율성 침해 등으로 PD의 창의력을 논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인데, 고찬수 후보가 언론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 후보의 공약이었던 ‘미래방송 토크콘서트’ ‘PD저작권 연구반’ 등은 취지를 살려 나갈 예정이다.

내달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안 당선자는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서 협회장 자리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하고, 나서야 할 때 핑계를 대지 않는 뚝심있고 강단있는 협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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