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던 이길영 전격 사퇴, 외압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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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 않던 이길영 전격 사퇴, 외압 있었나?
27일 KBS 이사회서 입장 표명…“길환영 전 사장 해임 후 내부 갈등”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4.08.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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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영 KBS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외압 의혹이 나오고 있다.

KBS 이사회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6일 이길영 이사장으로부터 사퇴서를 받은 뒤 곧바로 행정안전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KBS 이사 임면권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만 남은 상태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이사장의 사퇴 여부와 그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이길영 이사장이 이와 관련해 오늘 열리는 KBS 이사회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길영 이사장은 2012년 9월 KBS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호선돼 임기가 1년여 남아 있다. KBS 안팎에선 이 이사장의 전격적인 사퇴 표명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이 이사장이 사퇴를 결심한 배경으로 길환영 전 사장 해임과정에서의 여당측 이사들과의 갈등설 등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 이길영 KBS 이사장 ⓒKBS
지난 6월 KBS 이사회가 보도 공정성 등의 문제로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길영 이사장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보도 개입으로 확산됐던 길환영 전 사장의 사퇴 요구에 이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청와대가 물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사로 임명되기 전에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 받았던 이길영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기간에도 같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2년 임명 당시 2006년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정치적 행보와 KBS 재직시절 편파 보도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전력 때문에 KBS 구성원들과 언론계에선 그의 임명에 반대했지만 전 이명박 대통령은 이사 임명을 강행했다.

KBS 야당 측 이사는 “어제 KBS 이사회 사무국을 통해 이길영 이사장이 방통위에 사직서를 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사퇴 이유에 대해선 이사장에게 직접 들어봐야 하지만 길환영 해임안이 통과된 이후 여당 측 이사들과 사이가 소원해진 측면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본인의 뜻에 의해 사퇴하는 것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인사청탁을 대가로 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KBS 감사실의 감사를 받기도 했는데, 금품수수 의혹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논평을 내고 “비리전력과 학력위조 등 의혹과 야당과 언론단체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이 이사장을 KBS 이사장으로 밀어붙이더니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중자란 셀프사퇴’에 이르게 됐다”며 “이 이사장의 사표제출이 개인의 비위 때문이라면 합당한 법적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만일 여권의 압력 때문이라면 ‘방송장악 어게인’ 인 만큼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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