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추석 특집 파일럿(시험 제작)으로 격돌한다. 기존 명절 특집이 아이돌 일색이었던 데 반해 올해 특집에는 비(非) 예능인과 외국인, 탈북자 등을 출연자로 섭외하는 등 방송사들이 예능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가 엿보인다. 추석 예능 성적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방송사들은 ‘다문화’, ‘가족’ 등을 키워드 삼은 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KBS 1TV<이방인>(6일·7일·14일 밤 10시 30분), MBC <헬로! 이방인>(8일 오후 6시대)의 공통점은 프로그램 제목처럼 ‘이방인’의 시선에서 예능 요소를 뽑아낸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16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문화적 다양성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그간 방송가에선 다문화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기보다 흡수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많았다.
이 가운데 KBS <이방인>에서는 한국 사회 속 이방인의 시선을 따라간다. 제작진은 지난 6월 서울 이태원 광장에 외부 상담소를 설치해 개인면담을 통해 한국 정착을 꿈꾸는 외국인 100명을 인터뷰해 그 중 3명을 선정해 100일 간 밀착 취재했다. 이민 경험이 있는 가수 겸 배우 알렉스가 MC로 나서 한국 사회 속 이방인의 고민과 그들이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사회의 모습을 전한다.
MBC <헬로! 이방인>은 한국에 사는 남녀 외국인 출연자들이 추석을 맞아 게스트 하우스에 모여 친분을 다지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홀로 사는 외국인들의 함께 살면서 타향살이에서 짙어진 외로움을 치유한다는 게 기획 취지다.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만의 싱글 라이프를 공개한 배우 김광규 씨가 첫 단독 진행자로 나선다.
또 MBC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 한솥밥>(5일 밤 10시),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 한 이불>(8일 오전 8시 30분)에서는 연예인 가족과 탈북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프로그램 속 코너인 토크쇼 ‘통일 부부 엿보기 한이불’에서는 북한에서 온 여성들이 출연해 남한에서 겪은 결혼 생활과 문화 차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진행은 개그맨 이경규와 이휘재가 맡는다.
이와 더불어 세대 차이의 장벽을 깨는 리얼 버라이어티 MBC<띠 동갑내기 과외하기>(8일 밤 8시, 12일 밤 10시)에서는 김성령, 성시경, 정준하, 김희철과 아역배우 진지희가 출연해 나이 많은 제자가 나이 어린 스승에게 과외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방송사들은 지난 명절에 시청자들로부터 호평 받은 프로그램과 예능 전성기를 이끌었던 포맷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MBC는 개그맨 이경규와 배우 이덕화가 국민의 민원을 해결하는 <국민 고충 해결단 부탁해요>(방송날짜 미정)를 방영한다. 1990년대 <이경규가 간다>, <칭찬합시다> 등으로 공익 예능의 전성기를 다시 누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일밤>의 코너였던 '건강보감'도 <건강보감 리턴즈>(10일 오후 6시대)로 단장해 방송된다.
KBS는 작년 추석에 올해에도 특집 <당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개그콘서트>(2TV, 9일 6시 30분)를 방영한다. 녹화 중 통째로 편집되거나 조기 폐지된 코너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SBS는 달인 김병만의 ‘도전’이 계속된다. 김병만은 지난 설 특집 <주먹 쥐고 소림사>에서 중국 무술을 배운 데 이어 <주먹 쥐고 주방장>(9·10일 오후 5시 40분)에선 중국 본토에서 본격적인 요리 대결을 펼친다. 이밖에 SBS는 ‘내 인생의 OST’라는 주제로 사연을 소개하고,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이는 <열창클럽 썸sing>(9·10일 밤 8시 40분)을 방송한다.
한편 JTBC는 게임과 노래방의 콘셉트를 조합한 <게임의 제왕>(6일·7일 오후 8시 30분)을 방송한다. 세월과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분야의 스타 20여명이 참여하며 진행은 손범수와 김원희 씨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