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의 가을은 더없이 풍성하다. 싱싱한 꽃게와 대하를 실은 배들이 포구에 가득하고 가을 갯벌에선 바지락과 낙지들이 연이어 올라온다. 어느새 벼가 고개를 숙여가는 너른 들녘과 온갖 해산물이 가득 실려 오는 황금 바다. 이번 한국기행은 풍요로 가득한 내포로 간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하 산란지, 천수만(淺水灣). 천수만을 끼고 있는 홍성군 남당항 포구에서 제철 맞은 대하를 잡기 위해 노창석 선장의 배가 출항에 나섰다. 그물을 내리고 5분 안에 다시 그물을 걷어 올려야 하는 분 다툼의 대하 작업은 다른 어종의 작업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긴박함이 느껴진다. 그물 걷는 속도가 늦으면 잡기 힘들어진다는 대하. 과연 노창선 선장 일행은 대하를 얼마나 잡을 수 있을까.
홍성군에는 새우로 유명한 곳이 또 있다. 토굴새우젓으로 이름 난 홍성군 광천읍 독배마을. 약 50년 전, 새우젓을 잘 보관하기 위해 직접 팠던 25개의 토굴은 여전히 마을 곳곳에 남아 새우젓을 저장하는 데에 쓰이고 있다.
새우젓을 사기 위해 마을 앞 포구로 끝없이 밀려들던 배들은 댐의 건설과 함께 기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을에 남아 토굴새우젓의 자존심을 지켜가는 독배마을 사람들의 가을은 풍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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