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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이어 광고 저조… “돈줄 마른 공식후원사도 소극적”

 인천 아시안게임이 대회 중반을 향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 수확 소식이 쏟아지고 있지만 중계방송에 나선 방송사 안팎에선 ‘아시안게임 특수도 물 건너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 14일 남자 축구 예선전을 시작으로 정규방송을 결방하고 매일 7시간 넘게 아시안게임에 ‘올인’ 하고 있다. 아직 경기 초반이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시청률과 방송광고 판매 상황을 놓고 보면 성적이 신통치 않은 분위기다.

SBS 관계자는 “2010년에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보단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편”이라며 “구기 종목 등 관심 경기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 아시안게임 분위기를 띄워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플레뵈 개인전을 중계하고 있는 SBS 배성재 캐스터와 김창곤 해설위원. ⓒSBS
아시안게임 대회 개막 5일째(23일 현재) 시청률 10%를 넘긴 경기는 박태환 선수가 출전한 수영 200m 경기와 정다운, 정경민 선수 등이 금메달을 딴 여자 유도 경기 정도다. 5일 동안 시청률이 가장 높은 경기는 지난 22일 KBS가 중계한 박태환 결승 경기로 14.9%(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김잔디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유도 경기가 13.2%로 두 번째로 시청률이 높았다. 그러나 낮 시간대 열리는 경기나 국민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기는 2~5%대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당초 지상파 방송사는 아시안게임을 올해 열린 3대 스포츠 이벤트의 마지막 ‘대목’으로 꼽았다. 아시안게임이 경기 침체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 주기를 내심 기대했다. 김유석 SBS 아시안게임방송단장은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해 동안 사건사고로 대한민국 전체가 가라앉은 분위기였는데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뜨겁게 일어설 수 있도록 중계방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흥행을 바라는 기대에는 브라질월드컵의 흥행 참패로 수백억원대의 빚더미에 앉게 된 지상파 방송사의 속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중계로 브라질월드컵의 손실을 만회해 보자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상파의 계획대로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상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의 광고 판매 는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지상파의 위상 하락 등으로 지상파 광고에 대한 구매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포털사이트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과 진행한 중계권료 재판매 협상도 대다수 사업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100만달러를 주고 아시안게임 중계권을 확보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미 중계방송 제작에도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었다.

KBS와 MBC의 광고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는 “개막 전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라서 어느 정도 흥행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반응이 더 좋지 않다”며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자금을 모아놨다가 스포츠 경기에 푸는 관행은 이제 없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공식후원사들도 광고 구매에 소극적이라서 관심 경기로 꼽히는 시간대에도 완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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