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기] 음악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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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기] 음악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 박희정 여성주의저널 <일다> 전 편집장
  • 승인 2014.10.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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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스타K>는 명실공히 우리나라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버스커버스커와 울랄라세션이 경합했던 <슈퍼스타K3>는 최고시청률이 14%까지 치솟을 정도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3시즌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는 4시즌과 5시즌을 거치면서 눈에 띄게 하향세를 이어갔다. <슈퍼스타K5>는 3%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 쇼의 종언을 점치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형식의 쇼 자체가 이미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어 식상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오디션프로 위기론의 주된 진단이었다.

<슈퍼스타K>의 여섯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을 말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즌을 이어가겠다는 선언이 무모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슈퍼스타K6>가 시작되고 Top11이 결정된 지금, 그 뚝심에는 이유가 있었다고 평해주어야 할 것 같다. <슈퍼스타K6>는 확실히 재밌어졌다. 신드롬에 가까웠던 때의 인기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상승세를 그리는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Top11이 결정된 방송분은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 지난 4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 K6> '라이벌 미션' 무대에서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러 호평을 받은 곽진언과 김필.
돌아섰던 시청자를 다시 돌아와 앉게 한 힘은 역시 ‘음악’이었다. 분기점은 김필, 임도혁, 곽진언이 함께 부른 ‘벗님들’의 '당신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폭발한 관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끄는 것은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는 경쟁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볼만한 공연’이 있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 것이다. 그리고 이는 시즌4와 5가 놓쳤던 부분이기도 했다.

쇼가 이야기를 가질 때 시청자들은 더 쉽게, 혹은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슈퍼스타K>가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잡고 개인사를 드러내고 사건을 만드는 것 자체를 필요 없다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슈퍼스타K>는 매 시즌 논란이 끊이지 않을 만큼 이를 너무 과도하게 비틀어댔고, 노골적으로 시선 끌기에 집중하는 느낌을 줬다. 한편으로 음악이나 공연 자체의 질은 별 볼일 없고 지루해졌다. 시청자가 피로감을 느낄 만도 했다. <슈퍼스타K6>는 그런 부분에서 달라졌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더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음악자체에 더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 편집 영향도 컸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방송된 <슈퍼스타K6>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곽진언과 함께 부르던 김필의 표정이다. 원곡의 아름다움을 다른 매력으로 살린 좋은 편곡의 노래를 한음, 한음 정성을 다해 맞췄을 때의 황홀경이 그의 표정에 드러났다. 단순히 음정과 박자를 잘 맞추는 것을 넘어 두 사람의 마음과 노래를 통해 표현하는 감정에 몰입했을 때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이 그곳에 있었다. 그가 진심으로 감동하고 있음이 느껴져 뭉클했다.

<슈퍼스타K6>의 슬로건은 “기적은 멈추지 않는다”(Real miracles never stop)이다. miracle대신에 music을 넣고 싶다. 음악 장르는 부침을 겪고, 아티스트들은 명멸하지만 우리는 결코 ‘음악’ 자체에 질린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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