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인천AG ‘남는 장사’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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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따라 ‘눈치편성’ 비인기 종목 홀대 여전

지난 4일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게임을 중계한 지상파 3사는 미숙한 운영으로 도마에 오른 조직위원회 못지 않게 논란에 휩싸였다. 3사는 대규모 적자를 낸 브라질 월드컵과 달리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익을 냈지만 ‘비인기 종목 홀대’의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상파 3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국가대표팀이 축구, 야구 등의 구기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사별로 30~80억원의 광고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시안게임 중계에 투입된 중계권료, 제작비와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국민적 관심이 큰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편성한 덕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중계 원칙은 비인기 종목 홀대 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23일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경기를 지상파 3사 어느 곳도 중계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이번에도 방송사들이 국민적 관심도와 시청률에 따라 눈치 편성을 한게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방송사 이익에 부합한 편성만 고집하면 비인기 종목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의 볼 권리는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MBC 아시안게임 축구 중계를 맡은 송종국, 김성주, 안정환 ⓒMBC
16일 동안 아시안게임 중계방송 시청률을 보면 방송 3사가 동시 중계한 경기에선 KBS가 MBC와 SBS를 앞섰다. KBS는 한국과 북한간의 축구 결승전이 20.6%, 수영 자유형 400m 결승 17%, 리듬체조 손연재 결승 경기 15.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MBC는 박태환 선수가 출전한 수영 1500m 경기와 야구 결승전 등에서 타사를 앞질렀다.

지상파 3사는 관심경기를 제외하곤 사별로 돌아가면서 중계하는 순차방송 방침을 세웠지만 경기 수가 많아 역부족이었다는 주장이다. 배재성 KBS 스포츠국장은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4개 채널로 동시간대에 열리는 수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민적 관심도가 중계하는 경기에 반영이 된다”며 “비인기 경기 중계를 소홀했다는 평가는 조직위원회가 골든타임에 경기를 집중 배치해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 중계권사의 주도권을 지킨 대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상파 방송 3사와 포털사이트 네이트, 아프리카 등을 통해서만 중계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 측은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중계권을 구매하지 않았다.

MBC 관계자는 “내부에선 대형 스포츠 이번트 중계방송의 시청이 포털사이트에 쏠리는 현상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중계권료 재판매 협상이 결렬된 이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TV 방송사업자로의 영향력을 발휘한 대회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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