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BS-2TV 「진달래꽃 필 때까지」
상태바
리뷰 KBS-2TV 「진달래꽃 필 때까지」
  • 승인 1998.01.23 0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국가안보상업주의’를 한 단계 높인 드라마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
|contsmark1|
|contsmark2|kbs-2tv의 8부작 미니리시즈 「진달래꽃 필 때까지」의 4회분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지극히 속물적인 남성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재미가 주로 호색적인 관심을 충족시켜주는 ‘볼거리’가 제법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드라마 곳곳에서 드러나는 연기자들을 비롯한 제작진의 피땀어린 노력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순전히 재미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리고나서 따질 걸 따져보자. 이제부턴 따지겠다. 나는 경악했다. 어떻게 이런 드라마가 제작돼 방영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제작진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건 기획의 실패다. 그것도 대실패다.고 박정희 대통령의 엽색 행각을 드라마로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그건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이다. 아마 그 드라마를 기획한 사람은 사회지도층의 문란한 성도덕과 부당한 인권유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 붙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도 된다는 것인가? 나는 박정희를 매우 싫어하지만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선 안된다고 믿는다. 박정희의 엽색 행각을 책으로 고발하는 건 필요하거니와 바람직하지만 그걸 드라마로 만들어선 절대 안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건 활자매체와는 다른 영상매체의 특수성과 아울러 픽션화에 따른 위험을 염려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드라마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 경우 제작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진지하고 공정하게 만든다 해도 만들어선 안될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에 책임은 전적으로 기획에 있다. 「진달래꽃 필 때까지」의 경우도 드라마 제작의 세부적인 사항을 문제삼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어떻게 그런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그걸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공영방송 kbs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엽색 행각을 드라마로 만들 수 있을까? 절대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의 엽색 행각을 드라마로 만들 수 있을까? 그것 역시 절대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진달래꽃 필 때까지」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다. 그것이 북한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북한은 늘 증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일부 극우 세력은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그 드라마의 기획자와 그 기획을 최종 승인한 kbs의 홍두표 사장은 그런 극우 세력인가? 좋다. 극우가 무슨 범법자는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나는 그런 극우 세력에게 딱 한가지만 요청하고 싶다. 제발 일관성을 가져달라. 「진달래꽃 필 때까지」가 근거하고 있는 전제는 이른바 ‘남북대화 무용론’이다. 어떻게 불구대천의 원수와 대화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특히 북한의 지배세력은 악마와 같은 존재인데 그들이 ‘기쁨조’에게 저지른 그 천인공노할 죄악을 어찌 고발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평화 통일? 웃기지 말라. 평양 주석궁에 대한민국 국군의 탱크를 진주시키려는 무력 통일 이외엔 답이 없다.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거나 맺으려고 하는 나라와는 무조건 단교해야 한다. 미국? 미국이라도 그런 짓을 하려고 들면 미국도 빨갱이 나라다.나는 남한의 극우세력이 제발 그런 일관성을 가져주면 좋겠다. 그들이 일관성을 지키려면 주한미군 철수를 외쳐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런 일관성을 지킬 수 없다면 제발 남북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침묵하라. 국가 또는 체제간의 문제는 개인들간의 갈등의 논리와는 다른 논리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게 좋다는 게 아니고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제대로 일관성을 지킬 뜻도 없으면서 북한이라고 하면 무조건 증오하고 조롱하는 발언으로 핏대를 올리면서 자기 잇속을 채우는 걸 가리켜 ‘국가안보상업주의’라고 한다. 즉, 남북분단의 상처와 그로 인한 공포를 돈벌이 또는 집단이기주의의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진달래꽃 필 때까지」가 ‘섹스’까지 가미해 국가안보상업주의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런 평가가 부당한가? 그렇다면 kbs에선 앞으로 절대 ‘남북 대화’니 ‘평화 공존’이니 하는 단어를 쓰지 말라. 행여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하면 대통령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하라.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진정 이 드라마를 기획했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이실직고하기 바란다.|contsmark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혜연 2021-05-22 22:13:38
방금 저거 유튜브로 나오는데 특히 지적된것이 있다는 북한고위층부인들의 옷차림인데 실제로 김일성 주석의 후처 김성애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는 평소에도 수수하다못해 검소한복장을 했던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