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주도 ‘한국형 유튜브’에 방송계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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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 12월 확정 …‘K-플랫폼’구축해 글로벌 벤처 육성 계획

정부가 스마트 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콘텐츠 플랫폼 구축과 관련해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업계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국제시장에서 한류 콘텐츠를 전파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글로벌 벤처를 육성하겠다는 방향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는 15일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안 공청회를 열고 스마트 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은 지난해 연말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발표한 ‘방송산업 발전 종합 계획’ 5대 과제 중의 하나였다. 방송과 ICT가 융합한 스마트미디어 산업을 창조경제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미래부는 지난 3월부터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반에서 논의를 진행해 왔다.

공청회에서 계획안을 발표한 김진형 미래부 디지털방송정책과 과장은 “국내 스마트미디어 시장을 진단하면 지상파는 광고매출액의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공요금 성격인 수신료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유료방송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며 “스마트미디어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기반이 열악하다는 점과 함께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지상파 3사와 일부 PP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국내 스마트미디어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상파 3사가 운영하고 있는 푹(pooq)이나 CJ헬로비전의 티빙(Tiving) 같은 기존의 OTT(Over-The-Top)서비스는 아직까지 내수용인데다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 미래부가 15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 공청회를 열어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PD저널
미래부가 2020년까지 ‘세계 최고의 스마트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벤처 육성’을 주요 추진과제로 제시한 데에는 이런 문제 의식이 깔려 있다.

미래부는 글로벌 벤처 육성을 위해 글로벌 유통과 배급 네트워크가 취약한 국내 방송사업자와 제작사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콘텐츠 코리아 플랫폼(이하 K-플랫폼)을 구축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송프로그램과 영화, 음악, 웹툰 등 한류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글로벌 시장에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K-플랫폼 구축 예산으론 2015년에 10억원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미래부는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안이 실현되면 전체 스마트미디어 시장규모는 현재 2조7000억원에서 2020년까지 13조 8000억원으로, 방송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21조원 규모로 증가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래부가 그린 스마트미디어 산업의 청사진에 방송사업자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방송사업자들을 제쳐놓고 관 주도로 글로벌 벤처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상술 MBC 매체전략부장은 “미래부의 스마트 미디어 산업 발전 계획안은 2010년 방통위가 마련한 3D 방송발전전략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며 “방통위도 당시에는 TV가 흑백에서 칼라로 전환되는 것에 비견할 정도로 비약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여기에 투입한 8000억원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중국이 민간기업을 독려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의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킨 걸 보면 관 주도로 산업을 육성할 게 아니다”며 “푹 가입자가 23만명에서 정체인데 불법 콘텐츠의 난립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 지상파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시보기 서비스 ‘푹’ⓒ푹
IPTV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정원조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부장은 “IPTV사업자들도 그동안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계획안을 보면 유료방송 자체가 올드 미디어로 인식될 수 있다. 기존의 방송사업자들과 연계해서 추진하는 영역이 많아졌으면 한다”며 미래부 계획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영주 서울과기대 교수는 “국내 OTT 서비스가 정체되어 있는 이유는 푹과 티빙 등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통신사업자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자기 기반만 확장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는 방송사업자들이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인데 이를 풀어줘야 한다”고 규제의 완화를 통한 산업 육성 방안을 제시했다.

미래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12월까지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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