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朴 대통령 7시간, 사라진 KBS 저널리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새노조, 16일 공방위보고서에서 비판…“대통령은 성역인가”

길환영 전 사장 해임 이후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 밀양 송전탑 보도 등으로 저널리즘 회복 기미를 보였던 KBS가 다시 과거 길환영 체제 뉴스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는 지난 16일 발행된 노보 153호를 통해서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KBS 뉴스를 살펴본 결과 특히 대통령과 청와대와 관련된 뉴스에서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의 행적을 보도한 일본 <산케이신문>에 대한 검찰 기소 소식을 보도한 KBS 뉴스를 그 예로 들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8월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옛 보좌관 정윤회 씨와 함께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8월 11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 외무상에게 <산케이신문> 보도에 대해 강력 항의한 것을 KBS를 비롯한 다수 언론이 보도했다.

▲ 10월 14일 KBS <뉴스9> “산케이 전 지국장 출국정지 연장…‘법 절차 정당’”리포트. ⓒ화면캡처
KBS는 관련 소식에 대해 메인 뉴스인 <뉴스9>를 통해 지난 8월 11일 이후 10월 14일까지 두 달여간 단 4건만을 보도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인 JTBC는 같은 기간 동안 총 9차례 보도했다. 절대적인 보도량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KBS본부는 정부 입장만 받아쓰고 반대 여론은 볼 수 없었던 ‘보도 내용’이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방위보고서에 따르면 4건의 리포트 전체 보도 문장 27개와 녹취 3개 가운데 검찰 수사에 부정적 입장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건 단 3개 문장뿐이었으며 녹취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방송 3사 가운데 KBS가 단독 보도한 “산케이 전 지국장 출국정지 연장...‘법 절차 정당’”>(10월 14일) 리포트는 해당 사안이 법적 문제지 외교적 문제가 아니라는 외교부 대변인의 주장을 전달하기에 급급했다. 당초 취재기자가 쓴 초고에 있었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녹취는 데스킹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KBS본부는 “이에 반해 JTBC는 말할 것도 없이 민영방송인 SBS만 해도 검찰의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언론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현행법의 문제점까지 지적했다”며 “하지만 검찰의 <산케이신문> 지국장 기소 소식을 처음 보도한 KBS는 후속 보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뉴스가 이 사안과 관련된 부정적 반응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편집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본부는 “현재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서만큼은 보수신문만도 못한 게 KBS 뉴스의 현실”이라며 “대통령 단 한 사람의 명예를 위해 검찰과 외교부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돼 이웃나라와의 외교적 마찰까지 불사하고 있는 참담한 상황에 대해 비판을 하지 못한다면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100번 만든다고 누가 공영방송 KBS가 공정하다고 보겠는가. KBS 뉴스는 정권과 언론자유 어느 편에 설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