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연속기획 시청률과 PD … 시청률 전쟁이 남긴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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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연속기획 시청률과 PD … 시청률 전쟁이 남긴 상흔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 - 방송철학과 PD정신의 상실
  • 승인 1998.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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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상처투성이 프로듀서시청률 경쟁의 가장 큰 폐해는 pd들이 시청률 경쟁의 노예가 됐다는데 있다. 한 pd는 “이제와서 시청률 경쟁을 무시하자고 말할 수 있는 배짱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시청률 전쟁의 와중에서 시청률을 올리라고 재촉하는 방송사 경영진과 질이 떨어진다고 비난하는 시청자 양쪽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받고 상처투성이가 된 사람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pd들이다.
|contsmark1|“시사회때 누가 보겠냐고 길길이 뛰던 팀장이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태도가 확 변했다.”“아침마다 cp 책상 위에 일일 시청률표가 놓여 있지만 담당 cp 책상에 있는 표는 보지 않는다. 다른 방이나 다른 cp 책상 위에서 내 프로그램 시청률을 먼저 본 후에 담당 cp 앞에서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시청률 안 나온다고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이 조기종영될 때는 정말 살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소재에 문제가 있다든지 pd의 역량이 부족하다든지 이유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집에서 출근하기 전에 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알아보려고 회사에 전화한다.” “솔직히 시청률을 의식해 선정적인 소재를 선택한 적도 있다.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사에서 특집으로 인기있었던 극장 개봉 영화를 방영하는 바람에 전혀 의도와 상관없이 시청률이 떨어졌다. cp는 이런 상황을 전혀 고려해 주지 않는다.”“경험상 비올 때 시청률이 올라가는 형상이라 내 프로그램 나갈 땐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다.”“최근에는 시청률표가 나온 다음에 광고판매율표도 돌아 다닌다. 어려운 시기라는데 시청률이 떨어지면 무슨 큰 해사행위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무겁다.”시청률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운 pd는 없다. 문제는 그토록 pd들을 괴롭혀 온 이 족쇄가 어느덧 pd 자신의 일부가 돼버린 것에 있다.“옛날에 프로그램을 만들면 선배나 동료들로부터 진지하고도 비수처럼 날카로운 평가가 뒤따랐다. 그 평가는 방송을 하는 사람의 정신과 지향점이 올바른가를 검증해주는 정말 훌륭한 장치가 됐었다. 시청률지상주의가 판치고 있는 지금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그 프로그램에 담고자 했던 pd의 정신과 지향점을 평가해 줄 어떤 장치도 없다. 선배·동료들이 가진 방송철학과 가치지향점은 설자리를 잃어 버렸다.”11년차인 한 pd가 씁쓸하게 토로한 이 한마디가 궁극적으로는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를 극복할 가장 유일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contsmark2|시청률 전쟁의 역사이 전쟁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1990년 7월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된 방송법은 한국의 방송제도를 공영제에서 공민영제로 변화시켰다. 민간상업방송을 허용하면서 공보처가 근거로 내세운 것은 개방·자율화 시대를 맞아 국민의 채널 선택권을 늘리고 폭주하는 광고물량을 소화하며, 그동안 kbs와 mbc의 전파독점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방송문화진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이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어떤 근거를 내세웠든 민방 허용을 중심으로 한 방송법 개정은 87년 6월 항쟁 이후 느슨해진 정부의 언론 특히 방송장악력을 재확보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돼 온 방송구조개편작업의 일환이었다. 민영방송 신설로 공영방송을 약화시키고 방송매체 전체를 관제화하려는 정부의 음모는 여론의 격심한 반발을 샀다. 어쨌든 서울방송의 출현은 기존의 방송구조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폐해”가 핵심적인 문제로 떠오른 것은 이때부터였다.프로그램 상업성(소비·오락·선정 등) 편중, 자본과 권력에의 유착, 대중 영합에 따른 저질화 등이 민영방송에 대한 우려의 주요 내용이었지만 이는 방송사간 경쟁을 통해 공·민영을 가리지 않고 전 방송사로 급속히 확산됐다. 주시청시간대의 오락프로그램 편중, 프로그램의 조기종영과 연장방영 등으로 인한 수시개편, 선정성·폭력성, 프로그램 저질화, 베끼기 논란 등에서 그 어떤 방송사도 자유롭지 못했다.시청률 경쟁이 극에 달한 95년 4월 방송3사가 동시에 시청률 경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지만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방송사들의 과잉 시청률 경쟁이 당시 정부여당에 불리했던 재난사고 보도의 과열로 이어져 청와대가 압력을 넣은 때문이라는 설이 분분했던 만큼 이 선언이 진심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결국 1년만에 kbs를 필두로 모든 방송사들이 슬그머니 시청률 조사를 재개하면서 이후 시청률 경쟁은 노골적으로 진행됐으며 과잉 경쟁 차원을 넘어 ‘전쟁’으로 격화됐다. imf 구제금융 체제라는 경제위기 상황은 광고 판매율을 50%로 떨어뜨리고 이를 핑계로 시청률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지도 모른다. 매시간 방송광고가 ‘완판’되던 황금기에 시청률지상주의가 싹트고 성장해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것은 말 그대로 핑계에 불과하며 pd들의 제작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저질 프로그램을 양산하게 하는 시청률지상주의의 극복은 바로 당장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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