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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료와 정치개혁

|contsmark0|손석희 진행자 : 이 자리에 다시 모시면 나오시겠습니까?
|contsmark1|노무현 대통령 : 자주 할 생각입니다.
|contsmark2|손석희 : 출연료는 없습니다.
|contsmark3|노무현 : 그것도 방송의 횡포라고 생각합니다.
|contsmark4|손석희 : 규정상 1급 이상 공무원에게는 출연료를 안 드립니다.
|contsmark5|노무현 : 1급 이상하고 대통령에게는 특별히 더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ntsmark6|손석희 : 제가 사비를 털어서라도 드릴 테니까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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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홍세화 선생으로부터 ‘교육개혁 등 정작 필요한 토론은 하지 않은 채 검사들과 벌인 ‘정치 쇼’나 ‘질의응답 100분 쇼’를 토론이라면서 벌이는 일을 이젠 그만두기 바란다’는 따끔한 지적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전직 대통령들의 천편일률적인 행태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일단은 그 ‘다름’이 신선했던 시간이었다.
|contsmark12|하긴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후에도 언행이 남달랐고, 그 남다름이 지금을 가능케 하는 주요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역시 이 짧은 대화에서도 방송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비췄다.
|contsmark13|대부분의 방송사에서는 정치인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무슨 이유에선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정치인들은 돈이 많으니까’ 또는 ‘어차피 방송출연이 그들에게는 홍보가 되니까’ 이런 생각들이 이 방침의 이면에 은연중에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contsmark14|물론 대중의 인기와 지지를 먹고사는 정치인들도 텔레비전 화면에, 신문지상에,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서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가 전달될 필요는 절실하다.
|contsmark15|그래서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정치인들에겐 의당 출연료가 없고, 심지어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는 정치인들이 출연하면 봉투 하나쯤 내놓고 가는 게 상식으로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contsmark16|필자가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에서는 최근 정치인에게도 출연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금 의외(?)인 것은 ‘뭘 이런 걸…’하면서 사양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꼬박꼬박 영수증을 작성하고 출연료를 받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contsmark17|방송에서는, 특히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정치인들 섭외 하는 일이 잦다. 그러나 정치인을 섭외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contsmark18|‘국회수첩’을 펼쳐놓고 의원들을 쭉 훑어보면 매일 시사문제에 파묻혀 사는 pd조차도 처음 보는 의원들이 수두룩할 뿐 만 아니라 그나마도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의 견해를 제대로 밝혀줄 의원은 그리 많지 않다.
|contsmark19|그렇다면 방송에 출연하는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전문성을 어느 정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contsmark20|그렇다면 방송에 출연해 그 전문성을 발휘해 준데 대해, 그리고 바쁜 시간 쪼개서 출연해 준데 대한 대가는 지급돼야 하는 것 아닐까. 출연료가 없다면 설렁탕이라도 한 그릇 대접하든지.
|contsmark21|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다. 언론도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정치개혁의 요체는 ‘돈 안 드는 정치’일 것이다.
|contsmark22|돈 안 드는 정치가 정치인들이 부당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마련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면, 방송에 출연한 정치인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contsmark23|어디 가서 자금 모으는 일보다는 정책개발과 의정활동에 충실한 정치인이 아무래도 방송출연에 더 적합할 것이고, 그런 정치인이 출연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질도 담보할 것이다.
|contsmark24|잘 나가는 연예인 섭외 하는데 수 억 원에서 수십 억 원이 오간다는 스포츠신문의 기사가 사실이라면, 잘 나가는 정치인 섭외 하는데 그만한 액수의 출연료가 책정되는 일이 그리 이상한 일일까?
|contsmark25|심은하씨 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덜 중요하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대중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음에 스스로 반성해야 할 일이고, 만일 그것이 잘못된 관행이고 그야말로 ‘횡포’라면 그들이 방송사에 항의를 해야할 일이다. 진행자의 사비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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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김종욱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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