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지금 떠나면 안 되는 친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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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지금 떠나면 안 되는 친구인데…”
‘마왕’ 신해철 타계에 PD들 애도… 인연 깊었던 MBC 라디오 등, 추모 방송 준비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4.10.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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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민물장어의 꿈’, <Homemade Cookies&99 Crom Live>, 1999)

가수 신해철(46)이 지난 27일 오후 8시 19분 결국 세상을 떠났다. 신해철의 바람대로 ‘민물장어의 꿈’이 그의 죽음 가운데 전국에 울려 퍼지고 있다.

신해철의 영면 소식에 문화계 안팎에서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22일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긴급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가 건강하게 일어나기를 기원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게 됐다.

▲ 지난 27일 오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한 가수 신해철의 빈소가 28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고 있다. 고 신해철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다. 발인은 오는 31일 9시에 진행된다. ⓒ사진공동취재단 / 노컷뉴스
가수이자 음악 프로듀서, ‘할 말은 하는’사회운동가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신해철은 라디오 DJ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신해철은 1989년 MBC AM(현재 표준FM) <우리는 하이틴>의 DJ를 시작으로 1991년 MBC FM <밤의 디스크쇼 신해철입니다>, 1996년 <FM 음악도시 신해철입니다>의 DJ를 맡았다.

특히 <고스트 스테이션> 혹은 <고스트네이션>으로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은 신해철에게 ‘마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방송이자, 팬들과 신해철 사이를 더욱 가깝게 연결해 준 프로그램이다. <고스트 스테이션>은 이후 SBS와 MBC를 오가며 방송됐고, 방송 4223일째인 지난 2012년 10월 22일 11년간의 방송을 마무리했다.

 

▲ 지난 2012년 폐지된 MBC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홈페이지에 신해철의 죽음을 애도하는 팬들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화면캡처
2011년 MBC로 다시 돌아온 신해철과 함께 <고스트 스테이션>을 연출했던 정찬형 PD(현 <배철수의 음악캠프> 연출)는 “대타로 왔을 때 정말 잘했다. 다들 DJ로 복귀해도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잘했다. 그랬는데…”라고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정 PD는 “유능한 뮤지션이고 음악적으로도 천재적이었으며, 그의 노랫말은 단순한 노랫말이 아니라 사람들과 공동체의 아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생각하는 그런 음악을 만들어왔던 친구”라며 “라디오 DJ로서도, 논객으로서도 재능이 많았다. 또한 유머도 지녔는데, 지금 죽으면 안 되는 친구인데… 아깝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냐만 그의 죽음에 너무 힘들다”고 슬픔을 드러냈다.

신해철이 지난 2007년 4월 14일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 영상(www.ebs.co.kr/space/broadcast/1467/player)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스페이스 공감>을 연출했던 백경석 PD는 한 명의 팬으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랑하게 된 이후로 당신이 자랑스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굿바이 얄리”라고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로 애도의 말을 대신하겠다고 전했다.

김진혁 전 EBS PD(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생각해보니 신해철은 나의 그리고 우리들 마음의 어떤 일부분 이었구나…”, “신해철 노래 제목들을 다시 보며 그동안 몰랐던 걸 알게 됐다. 많은 제목들이 위로와 힘내라는 응원들…”이라고 남겼다.

이처럼 MBC 라디오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신해철인만큼 MBC는 추모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한 직후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를 통해 신해철의 음악을 준비해 그를 추모한 것을 시작으로 28일 <박경림의 두시의 데이트> 3, 4부를 통해 팝칼럼니스트 성우진, 가수 이한철과 함께 신해철의 음악 세계를 돌아보는 ‘추모좌담회’ 형식으로 추모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수 윤도현의 전화연결도 준비돼 있으며, 과거 MBC 라디오에서 방송했던 내용들을 추려 방송에 나올 예정이다.

<오후의 발견 김현철 입니다>에서는 신해철의 노래를 방송에 내보는 형식으로 그를 추모할 계획이며,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지난 8월 11일부터 19일까지 배철수 씨의 휴가로 대타 DJ를 맡았던 당시 내용과 관련해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SBS는 28일 파워FM과 러브FM 방송 대부분이 신해철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파워FM <김창렬의 올드 스쿨>은 지난 7월 4일 게스트로 출연한 신해철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은 물론, 생방송 중 빈소 현장에 리포터를 연결하기로 했다. 또한 파워FM 대부분의 방송을 생방송으로 전환해 추모 음악과 문자를 소개할 예정이다. 러브FM도 1~2곡 씩 추모 음악을 선정해 들려줄 계획이다.

CJ E&M은 28일 오후 7시 생중계되는 ‘2014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에서 신해철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애도를 전하는 공연을 준비 중이다.

신해철이 생전 바람대로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그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은 음악 차트와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르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2010년 6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99년 발표한 곡 ‘민물장어의 꿈’과 관련해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이다. 팬이면 누구나 알지만, 뜨지 않은 어려운 노래다. ‘민물장어의 꿈’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 신해철이 지난 2007년 4월 14일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영상(http://www.ebs.co.kr/space/broadcast/1467/player?lectId=1169992) 중. ⓒ화면캡처
또한 MBC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홈페이지(www.imbc.com/broad/radio/fm4u/ghoststation/daily/1797997_40149.html)에는 “마왕 잘가요”, “Good bye my hero”,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 “마왕 그 동안 고마웠고 거기서 울지마~~울면 안돼…”, “잘가 마왕” 등 그를 애도하는 팬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신해철은 1988년 ‘무한궤도’를 결성해 참가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이후 1992년 록밴드 ‘넥스트(N.EX.T)’를 결성해 활동하며 1990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그룹으로 이름을 떨쳤다. 또한 프로듀서로도 이승기, 김동률 등 많은 뮤지션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며 활약했다.

한편 고 신해철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에 마련됐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뤄지며 발인은 31일 오전 9시에 엄수될 예정이다. 장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위치한 서울 추모공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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