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삼키면서도 또박또박 멘트를 했다. 김현정 앵커는 마지막까지도 ‘김현정’답게 우리 사회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클로징 음악인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은 청취자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의 하차 소식에 청취자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현정 앵커는 오는 10일 CBS 라디오 개편과 함께 지난 2008년 5월 12일에 첫방송과 함께 진행을 맡아온 <김현정의 뉴스쇼>를 떠난다. 후임으로는 박재홍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게 됐다. CBS는 지난 6일 공개한 라디오 가을 개편 일정을 통해 김현정 앵커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하차한다고 밝혔다.
김 앵커는 클로징 멘트에서 “사실 어제 오늘 저희가 계속 여느 때처럼 방송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요. 제가 마지막이라는 걸 전혀 실감 못했는데 진짜 마지막이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앵커는 “사실 저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그리 적합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남에게 쓴 소리 잘 못 하구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구요. 강하기보다는 약한 인간이었습니다”라며 “그런 제가 햇수로 10년 간 시사(프로그램)를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애청자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앵커는 앞서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주 CBS 개편을 맞아 <뉴스쇼>를 새단장합니다. 제가 마이크를 놓고 <뉴스쇼>를 떠납니다. 시사 연출 겸 진행을 한 지 벌써 10여년, 이제 돌아볼 시간인 듯합니다. 정식인사는 금요일에”라는 글을 올리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바 있다.
김 앵커의 하차 소식에 청취자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뉴스쇼> 홈페이지에 “활기찬 김현정 앵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을 열었는데 아쉽다”, “가끔 들을때마다 참 속시원히 문제의 요점을 잘 찝어준다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김현정 PD의 <뉴스쇼>만큼 정론도 있었던가”, “최선을 다한 당신은 우리의 자부심이었다” 등 아쉬움과 고마움을 남기고 있다.
한편 김현정 앵커는 지난 4월 <뉴스쇼>가 제26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을 수상할 당시 “노동강도가 엄청난 프로그램이지만 최전선에서 이슈를 끌어가고 있다는 데 힘을 얻어 여기까지 왔다”며 “마이크를 놓는 순간까지 눈치 안보고 청취자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올해의 PD상 수상은 1997년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