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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지상파 침몰, 창의력 모아 경쟁력 찾아야”

[인터뷰] 오진산 KBS 콘텐츠창의센터장 최영주 기자l승인2014.11.10 15: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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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사장 조대현)가 지난 10월 1일 ‘시스템 혁신’과 ‘미래 방송환경 대비’를 이유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중 KBS 내부는 물론 외부의 이목이 쏠리는 곳은 신설된 ‘콘텐츠창의센터’다.

콘텐츠창의센터(센터장 오진산, 이하 창의센터)는 편성본부 산하에 신설된 조직으로 콘텐츠의 기획부터 개발, 평가, 관리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기존 편성본부의 콘텐츠개발실과 편성기획부에서 담당하던 방송정책, 프로그램 기획전략, 정규 개편 기능 등이 창의센터로 흡수됐고, 프로그램 평가 기능을 담당하던 방송문화연구소 산하 공영성연구부도 이곳으로 통합됐다.

이처럼 편성과 개발의 기능이 통합된 창의센터는 조대현 사장이 취임식부터 거듭 강조하고 있는 “2015년 1월 1일 KBS 프로그램을 확 달라지게 하겠다”고 한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진산 창의센터장은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해 신설된 혁신추진단과 함께 창의센터는 2015년 1월 1일로 예정된 개편의 핵심적인 두 축이라고 말했다.

  ▲ 지난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7층 창의센터장실에서 만난 오진산 콘텐츠창의센터장이 콘텐츠창의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 지난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7층 창의센터장실에서 만난 오진산 콘텐츠창의센터장이 콘텐츠창의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조직개편을 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창의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의문이다. 조대현 사장이 말하는 ‘혁신’, 그리고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의 핵심인 ‘창의센터’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7층 창의센터장실에서 오진산 센터장을 만났다.

조직개편 이후 KBS PD협회는 지난 10월 13일 센터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에 없던 새로운 조직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기대와 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진산 센터장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KBS를 만드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다채널·다미디어 시대 속 지상파의 영향력이 줄어든 속에서 PD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만든 조직”이라는 것이 오 센터장의 설명이다.

창의센터의 신설은 지상파가 처한 위기와도 연관이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확장은 물론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등의 등장으로 다매체·다플랫폼 시대가 오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고 ‘지상파 프리미엄’은 옛말이 됐다.

지상파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겨나도 예전만큼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입소문이 나기 어렵다. 지상파에서 노하우를 쌓은 PD들은 신생매체로 옮겨갔고,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케이블이나 종편은 20세~49세 사이를 주요 타깃으로 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개발과 편성으로 화제성 등에서 지상파를 앞지르고 있다.

창의센터에서 준비하는 개편에는 PD들의 아이디어를 통한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 기획은 물론 기존 지상파가 가지고 있던 편성 관행을 개편해보는 의미까지 담겨 있다. 즉, 오후 8시에는 일일드라마, 9시에는 뉴스, 10시에는 미니시리즈, 11시에는 예능이 방송되는 기존의 전통적인 지상파 편성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오 센터장은 “채널수가 많아지고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비지상파 채널이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KBS는 시장을 분석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PD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북돋고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창의센터’”라고 강조했다.

편성이 다소 강조되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창의센터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제작과 제작 이외의 업무, 회의 참석으로 개발에만 집중하기 힘든 PD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다. 프로그램 기획과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 제작부서 소속의 PD라면 누구나 창의센터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프로그램 기획의 성공 여부를 떠나 PD들이 새로운 기획을 떠올리고 제작하고 시청자에게 내놓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 역시 창의센터의 역할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 센터장은 ‘아이디어’와 ‘도전’을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가만히 있으면 지상파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PD들을 가만히 있지 않게 만들어서 지상파가 이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아 최대한 실패할 확률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창의센터의 역할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기존에 콘텐츠개발실도 있었는데 굳이 이를 통합하고 확장해 또 다른 조직으로 신설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말도 있다. 편성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제작부서의 기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내부에서는 조대현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오진산 센터장을 위한 ‘자리 마련’의 차원에서 진행된 조직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 센터장은 “PD들이 창의센터라는 근사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조직이 생겼는데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서운함은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올 수 있는 곳”이라며 “PD들이 순수하게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연구하고 준비할 수 있고, 여러 아이디어가 모이면서 다시 다른 PD들도 자극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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