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계에서 주목받았던 신흥 강자가 사라졌다. 손석희 현 JTBC 보도부문 사장이 MBC <시선집중>을 떠난 이후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던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진행자 김현정 PD마저 지난 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을 떠나 앞으로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BS의 가을개편으로 지난 5년 동안 <김현정의 뉴스쇼>를 이끌었던 김현정 PD가 재충전을 위해 하차하고 박재홍 아나운서가 지난 10일부터 <뉴스쇼>를 진행하고 있다. 김현정 PD는 지난 7일 마지막 방송에서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한숨 쉬었던 그 많은 순간들 잊지 못할 거다”라며 “우리 사회 소외된 이들, 약한 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뉴스쇼>는 지난해 ‘손석희 이탈’ 이후 약진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2013년 7월 9일부터 15일까지 청취율을 조사한 결과 <시선집중>은 손석희 사장이 떠난 이후 28.4% 감소한 반면, <뉴스쇼>는 71.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같은 상황에서 김현정 PD마저 물러나면서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김이 빠지는 형국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치적 이슈를 전면적으로 다루기 힘든 최근 방송계 분위기 속에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역시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0년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후발 주자들이 생겨났고, <시선집중>과 <김현정의 뉴스쇼>라는 두 강자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활성화에도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해 아침 시사프로그램 자체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상파 라디오 PD는 “개인 MC가 가지고 있는 힘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경향이 강했던 <시선집중>은 진행자 교체 후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뉴스쇼>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PD는 “그러나 어떤 내용을 다루느냐도 중요하다”며 “시사프로그램이 과거보다 시사 현안을 다루기 어려운 상황에서 핫한 이슈를 다루는 데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청취자의 기대에 부응해 현안에 대해 명쾌하게 풀어내 줄 수 있는 주제와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석희 사장이나 김현정 PD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진행자의 역할도 중요한 게 사실이다. YTN FM의 한 PD는 “매체 특성상 청취자들이 쉽게 선호채널을 바꾸려 하지 않아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라디오는 진행자의 캐릭터 등 진행자의 몫이 큰 편이다. MBC와 CBS가 빠진 상황에서 약진을 노리는 방송사들은 다음 개편에서 진행자 스카웃 등 아침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어 있는 아침 시사프로그램 강자 자리를 놓고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뉴스쇼>의 소병철 PD는 “특별한 준비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할 것”이라며 “박재홍 앵커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곧 자리를 잡고 김현정 앵커 못지않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