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된 뉴스, 진실만 말해야 하는 기자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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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피노키오'가 그리는 언론의 현실과 언론인의 역할

▲ SBS <피노키오> ⓒSBS
“시청자에게 먹히는 것은 팩트(fact)보다 임팩트야.”

지난 12일 SBS <피노키오> 첫방송에서 송차옥 MSC 기자(진경)은 대형화재 현장에서 유일하게 실종자로 남은 소방대원의 자녀들을 ‘공범’으로 몰아붙이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중의 분노에 편승해 선정적인 보도를 쏟아내는 기자들에게 진실보도는 뒷전으로 밀린 지 오래다. 취재경쟁을 벌이다 다른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건 애교수준이다. MSC의 경쟁매체인 황교동 YGN 기자(이필모)도 “아무도 안보는 뉴스는 뉴스가 아니다”며 선정적인 보도를 합리화한다.

이는 ‘기자는 진실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첫방송 이후 시청자 반응을 보면 과장된 묘사와 설정을 두고 현실과의 큰 괴리감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기자들이 ‘기레기’(쓰레기와 기자의 합성어)라는 조롱을 받을 만큼 뉴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노키오>가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가상의 질환을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삼은 것도 기자의 사명과 언론의 역할을 환기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여주인공 최인하(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다. 변호사, 국회의원, 배우 등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인하가 결국 선택한 직업은 기자였다. 한 치의 거짓이 없어야 하는 뉴스를 만드는 기자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직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인하의 이런 판단은 기자로 첫발을 떼면서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1회에서 달포(이종석)의 형 기재명(윤균상)은 아버지가 부하대원 9명을 사지로 몰아넣고 도망갔다는 뉴스 보도를 보고 “뉴스도 가끔 거짓말을 한다”고 동생을 위로한다.

하지만 실제 언론의 거짓말은 이보다 빈번하고, 훨씬 위험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당일 ‘전원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낸 언론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지상파 방송 뉴스를 두고는 정부와 여당의 편만 드는 ‘편파방송’이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고 있다.

제작진은 <피노키오>의 기획의도에 대해  “피노키오 증후군을 통해 우리가 보는 뉴스는 과연 사실로만 만들어지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며 “피노키오가 진정한 인간으로 변모해가듯  그들도 진정한 기자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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