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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법적 지위 없는’ 방송법 손질 시급

방송학회 학술대회…유료방송 중심 ‘통합방송법’에 공영방송 법제개편 나서 박수선 기자l승인2014.11.14 2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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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정부가 유료방송 규제체계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방송법 제정 과정에서 공영방송을 규정한 법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공영방송에 대한 규정이 미비한 방송법에 국가기간방송의 지위와 역할 등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국가대표방송으로 ‘보편적 시청권 제도’ 등을 포함하는 등 공영방송의 법체계에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4일 광주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공영방송의 미래와 법제개편’을 발제한 정윤식 강원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유료방송 통합방송법이 명실상부하게 통합방송법이 되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라며 “현재 방송법에 공영방송 규정이 전혀 없는데 공영방송 법적 지위를 확실히 하고 멀티 플랫폼 시대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연내 법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통합방송법 논의는 유료방송 중심으로 지상파 방송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정부는 “지상파 공적 서비스 방송에 대한 정립과 역할 규정이 중요하다”면서도 유료방송 시장질서 확립 이후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통합방송법 논의와 별도로 정윤식 교수를 비롯해 강형철(숙명여대), 이준웅(서울대) 교수 등 방송학자 13명으로 꾸려진 연구진은 KBS의 후원을 받아 지난 6개월 동안 공영방송 법제 개편 연구를 해왔다. 연구진이 이날 공개한 그동안의 논의 결과물에는 공영방송의 법적 지위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방안, 멀티플랫폼 시대에 부합한 공영방송의 발전 방향 등이 폭넓게 담겼다.

정윤식 교수는 현재 방송법상에 국가기간 방송으로 규정되어 있는 공영방송의 법적 지위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방송법과 시행령에는 KBS를 재난주관방송사로 지정할 수 있다거나 지정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며 “방송법에 재난방송과 재난주관방송사 규정을 마련하고 KBS의 역할에 재난주관방송사의 역할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통일방송 주관 방송사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글로벌 방송영역을 방송법상 공적 책무로 규정하고 있는 영국 BBC와 일본NHK처럼 ‘글로벌 방송’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 14일 광주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가을철학술대회에서 정윤식 강원대 교수가 공영방송의 미래와 법제개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PD저널  
▲ 14일 광주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가을철학술대회에서 정윤식 강원대 교수가 공영방송의 미래와 법제개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PD저널
김도연 국민대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영국 정부는 BBC에 수여한 칙허장과 협정서 등을 통해 BBC의 상업화 글로벌화를 추진했다”며 “공영방송 역할에 대한 회의론과 수신료 인상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KBS와 EBS는 영국 BBC의 다채널 서비스 프리뷰(Freeview)사례를 벤치마킹해 MMS 등의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방송 편성의 자율성에 대한 존중과 함께 공영방송의 역할과 공적 책무 확립을 위한 편성 및 프로그램 관련규정의 구체화도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봤다. 김도연 교수는 “(KBS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직접적인 규제 보다는 규제기관과 학계가 원칙을 확립하고 KBS가 자율적으로 문화로 형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성 우선의 원칙 △의제 필수성의 원칙(의제 회피전략 배제)△프로그램 전체의 균형성 △부적절한 현저성 배제의 원칙 등  10개의 공정성 원칙을 제시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선 특별의결정족수제(특별다수제) 도입과 함께 이사 사장 등 임원의 자격 기준 강화 등을 방송통신위원회 규칙에 추가하는 안도 나왔다. 특별다수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상임이사 중심의 정치적 타협 모델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었다.

정윤식 교수는 “특별다수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의 NHK 경영위원회는 대부분 소속 당이 같아 사분의 삼의 동의를 받는 게 어렵지 않지만 (여야 7대 4구조인)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며 “차라리 여야에서 추천한 이사 2명씩, 총 4명이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일정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막후 협상을 시도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지배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지상파 재송신 제도 등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연구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와 EBS가 적용을 받는 방송공사법을 제정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KBS와 EBS 관리감독기구인 이사회를 없애고 영국 BBC 트러스트와 같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에 상당하는 규제기관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렇게 되면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이 축소되고 관계 설정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공영방송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면 별도의 규제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수신료의 비중도 전체 재원의 80%까지 끌어올려 수신료 중심체제로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공영방송 법제 개편의 최종 보고서를 다음달까지 KBS 방송연구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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